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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0원 돌파' 금융위기 이후 최고…긴급 대응

<앵커>

이른 새벽 미국에서 날아든 이 소식은 가뜩이나 휘청이는 우리 금융시장을 더 흔들어 놨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1천450원을 넘어서면서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비싸진 환율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팔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미 연준이 돈을 푸는 속도를 늦춘단 소식에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새벽 4시쯤 전해진 이 소식에 역외 시장 환율이 단숨에 1천455.7원까지 치솟았습니다.

17.5원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진정되지 못하고 1천451.9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1천450원대 환율은 IMF,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역사상 세 번째로 환율로만 보면 '위기'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계엄 선포 당일 밤보다 환율이 더 오른 건데, 정치적 불안과 저성장 등 기존 악재에 글로벌 강달러 충격까지 추가로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유정/하나은행 연구원 : 한국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또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고..]

당국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통화 스와프 계약기간을 내년 말로 연장하고, 한도를 종전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렸습니다.

또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금 해외 투자자산의 10%까지 '환헤지'할 수 있는 임시조치도 1년 더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은행에는 기업들의 외화 결제나 외화 대출 만기를 조정해, 달러 수요가 연말에 몰리는 걸 억제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습니다.

[김병환/금융위원장 : 외화대출 등 만기가 도래하는 부분에 대해서 결제 시기나 이런 부분을 좀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증시도 크게 부진했습니다.

고환율 여파로 외국인이 6천600억 원 순매도 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95%, 1.89% 내렸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10개 전종목이 모두 하락했습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장기 고환율 영향으로) 우리 가계나 기업들의 구매력이 낮아지는, 그래서 우리 이제 국민 소득 자체가 실질적으로 많이 위축되는 그런 악영향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금리차 부담을 덜고 다음 달 한은이 내수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은 더 생긴 셈이지만,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물가 부담이 높아져 한은의 고민은 커질 전망입니다.

(디자인 : 최진회·홍지월, VJ : 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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