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중앙은행 전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 세계는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해외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동결 자산 규모는 대략 3천억 달러에 달하며, 70%가 유럽연합(EU)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식 준비금으로 주로 유로화로 환전돼 유로클리어라는 벨기에 어음교환소에 보관돼 있습니다.
3천억 달러에서 연간 이자만 최소 30억 달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방 세계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군사적 지원과 함께 이 동결자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당초 미국은 동결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자고 제안했으나 유럽 국가들은 국제법상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소극적이었습니다.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 동결자산으로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구체적인 지원내역을 보면 동결 자산 3천억 달러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을 담보로 국제시장에서 담보를 일으켜 주는 방식입니다.
G7은 이를 '우크라이나를 위한 특별수익 가속(ERA) 대출'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자산 자체는 손대지 않는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에 러시아는 강력 반발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G7 결정에 대해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 자산에서 수익을 취하려는 시도는 범죄"라고 대응했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현지시간 10일 성명을 통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2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얻은 이익으로 상환되는 이 자금은 우크라이나가 침략 전쟁에 맞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중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 자금을 세계은행(WB)에 전했으며, 세계은행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게 됩니다.
G7에서 합의한 대로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를 활용하는 방식이 적용된 것입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주로 자국 통화로 전쟁 채권을 발행해 온 우크라이나로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재정지원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될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을 4천1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