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계엄설'은 지난 8월 국방장관으로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이 지명된 이후에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기했는데요, 이때만 해도 보수 언론은 물론이고 일부 정치분석가도 '말이 안 되는 괴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랬던 이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 출신 유용원 의원, 진중권 교수 등이 '잘못 판단했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습니다.
조선일보 주필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과한다"
"지난 여름 민주당 의원들이 '계엄령 선포' 주장을 했을 때 '괴담'이라고 비판했는데 괴담이 아닌 것으로 됐다. 그 의원들에게 사과한다"고 썼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 4일 '국민을 바보로 아는 '계엄령 괴담'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계엄설'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펴고 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괴담을 근거도 없이 막무가내로 주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설에는 또 "만에 하나 정부가 계엄령을 발동한다 해도 헌법상 국회가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해제를 요구하면 계엄은 즉시 해제된다. 민주당과 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곧바로 해제될 게 뻔한 계엄령을 대통령이 왜 선포하겠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계엄 선포는 없을 것이라던 조선일보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자, 주필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과한 겁니다.
양상훈 주필은 또 "(윤 대통령이) 정말 이 정도로 비정상적일 줄은 몰랐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취임 이후 이어진 이른바 '자폭' 사건들을 열거했습니다.
양 주필은 "필자는 윤 대통령 총선 참패 후에 '안전벨트를 매십시오'라는 글을 썼는데 정말 그래야 할 일이 생기고 말았다"는 문장으로 칼럼을 마무리했습니다.
조선일보 출신 유용원 "제 판단이 틀렸다"
유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질문 순서가 되자, 질문에 앞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저도 뉴스를 보고 제 귀를 의심했고 믿지를 못했다"면서 기습 비상계엄으로 참담함과 당혹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반세기 만에 다시 이런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여당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계엄령을 주장하신 야당의원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제 판단이 틀렸다"고 사과했습니다.
반세기 만에 다시 이런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서 여당 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지금 자리에는 안 계시지만 김민석 위원 등 일부 계엄령 주장하신 야당 위원들께도 제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 판단이 틀렸습니다.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국회 국방위
진중권·박성민도 "사과"
진중권 교수는 "(계엄설) 의혹 제기 당시엔 괴담 퍼뜨리지 말라, 선동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면서 "제가 김민석, 추미애 의원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지금 김민석 의원하고 추미애 의원한테 사과를 해야 돼요. 그때도 괴담 퍼트리지 말라, 선동하지 말라고 내가 얘기를 했거든. 그 왜냐면 이게 너무나 말도 안 되는 가능성이잖아요. 근데 결과적으로 딱 보니까 이 사람들이 제대로 냄새를 맡은 거야. 이게 괴담이었다 이제 실화가 돼 버렸다 말이죠. 그러니까 사실은 내가 사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겁니다.
-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유튜브 '시사저널TV'
김민석 "2차 계엄 가능성 100%"
김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두 번째 비상계엄 가능성을 '100%로 본다'면서 "궁지에 몰린 비정상적인 대통령은 더 극악한 방법으로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 진행자: 지금 2차 계엄이 또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걸까요?
▶ 김민석 의원: 저는 100% 그렇게 봅니다.
(중략) 저는 더 궁지에 몰린 비정상적인 대통령은 더 극악한 방법으로 이번에는 성공시킨다. 마치 찌르고 또 찌르고 또 찌르고 비틀어서 끝까지 기소해서 성공시킨다는 정치 검찰의 수법처럼 반드시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