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국기
성매매 종사자들을 피고용인으로 인정하고 각종 사회보장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벨기에의 새 법률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월 벨기에 의회에서 가결된 '성 노동자를 위한 보호법'이 전날부터 발효됐습니다.
세계 최초의 '성매매 노동법'으로 평가받는 이 법률은 성매매 종사자가 고용주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 골자입니다.
이에 따라 성매매 종사자도 일반 근로자처럼 연금·실업수당·건강보험·연차와 병가 및 출산휴가 등의 권리를 보장받게 됩니다.
또한 법률에는 원하지 않는 고객을 상대하는 것을 거부할 권리와 성행위를 언제든 중단할 권리, 고용주의 일방적 해고와 같은 불리한 처우를 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아울러 법률은 성매매 종사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자격도 규정했습니다.
고용주는 성폭행·인신매매 등 범죄 전력이 없어야 하며,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에게만 정부가 사업 허가증을 발급합니다.
또한 고용주는 성매매 종사자에게 콘돔과 깨끗한 침구, 작업실 내 비상 버튼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점도 법률에 명시됐습니다.
벨기에의 성노동자 관련 단체들은 법률 시행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성노동자 연합인 'UTSOPI'의 멜 멜리셔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이 훨씬 더 많은 보호를 받게 될 것이고, 이 업계에서 일하게 될 사람들 역시 그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법률에 '사각지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온라인 등을 통해 자영업 방식으로 일하는 성매매 종사자들은 이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벨기에의 성노동자 옹호단체인 '이스페이스 피'의 홍보 담당자 쿠엔틴 델투어는 이번 법률은 "첫발을 뗀 것"이라며 "문이 열렸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서도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