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비박스
2019년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해 징역 7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그 이전에 태어난 딸을 베이비박스에 버린 사실이 드러나 다시 처벌받았습니다.
부산지법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유기·방임)로 기소된 A 씨와 아내 B 씨에게 각각 징역 8월과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를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 부부는 2017년 7월 부산에서 딸을 출산하자 이틀 후 퇴원해 서울의 한 교회 베이비박스에 딸을 몰래 놔두고 떠났습니다.
부부는 임신 당시 자녀가 태어나더라도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제대로 양육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 베이비박스 관련 인터넷 기사를 보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버지 A 씨는 2019년 7월 울산지법에서 생후 2개월 된 아들이 밤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습니다.
2015년 혼인신고 한 A 씨 부부는 원룸에서 컴퓨터 여러 대로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채굴한 뒤 판매해 생계를 영위해왔습니다.
A 씨가 아들을 폭행하고 학대할 당시 약 3천500만 원의 대출금을 못 갚아 채권 추심업체로부터 강제집행 신청을 받고, 휴대전화·가스 요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등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폐렴에 걸린 아들 병원비에 육아로 인해 온라인게임 아이템 채굴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A 씨는 평소 아들의 온몸을 수건으로 묶거나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A 씨의 경우 아들을 학대하기 이전인 2017년 낳은 첫째 딸도 아내와 공모해 베이비박스에 버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이번에 처벌받게 된 것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남편 권유로 아내가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남편 A 씨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아동학대치사죄 판결과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유기된 피해 아동이 현재 입양돼 잘 지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