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포 8년만에 탈환한 시리아 반군 병력
시리아 반군이 30일(현지시간) 제2의 도시 북부 알레포의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AP·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시리아 반군 세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정부 소규모 무장조직과 합세해 지난 27일 북서부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선 지 사흘 만입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HTS와 동맹 세력이 정부 기관과 교도소 등 알레포시 대부분에 이어 국제공항까지 장악했다"며 반군이 하마와 이들리브주에도 진격해 수십 개의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반군 측 소식통을 인용해 반군이 이들리브주의 마라트알누만 시를 점령하며 이들리브주 전체를 장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테러리스트의 수가 많고 전장이 여러 곳으로 분산돼 군은 민간인과 군인의 생명을 보호하고 반격에 대비하기 위해 방어선 강화를 목표로 병력 재배치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반군이 알레포의 대부분 지역에 진입했지만, 군의 포격으로 진지를 구축하지는 못했다"며 "반군을 추방하고 도시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2016년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아 알레포에서 반군을 몰아낸 뒤 반군의 알레포 진입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입니다.
시리아 군 소식통은 시리아와 러시아 전투기가 알레포 교외의 반군을 표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알레포 시내에서 민간 차량을 겨냥한 러시아 전투기의 공습으로 민간인 최소 16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7일 이후 양측의 무력 충돌로 반군 측 183명, 정부군 측 100명, 민간인 44명 등 32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반군의 알레포 기습 점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겐 수년 만의 가장 중대한 도전으로, 2020년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시리아 내전의 전선을 뒤흔들고 있다고 AFP 통신은 짚었습니다.
시리아 반군의 이번 공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와 레바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직간접으로 충돌하는 이란이 시리아 정부에 대한 지원을 느슨히 한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반군이 대공세를 시작한 지난 27일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임시 휴전에 돌입한 날이기도 합니다.
반군의 대공세로 시리아 내전 전황이 급변하자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 이란과 반군 일부를 지원하는 튀르키예 등 주변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하고 시리아의 상황 안정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또 내달 1일부터 시리아와 튀르키예를 차례로 방문해 시리아 반군의 이번 대공세에 대해 논의한다고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지난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2015년 러시아의 개입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으나 아직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이들리브주 대부분과 인근 알레포·하마·라타키아주 일부 등 시리아 서북부를 장악한 HTS는 시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반군 단체로 꼽힙니다.
이 조직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인 살라피즘과 성전주의를 신봉한다는 점에서 알카에다와 유사합니다.
이슬람주의 국가 수립을 최종 목표로 정부군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동북부엔 미국의 지원 속에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