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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챙겨온 사료, 동물들에게 주면 안 되나요?" 수의사의 답변은 [스프]

[반려동물 삐뽀삐뽀] (글 : 변재원 수의사)

변재원 반려동물 삐뽀삐뽀
 

우리가 잘 몰랐던 동물 이야기, 수의사가 직접 전해드립니다.
 

평일의 동물원은 한적하다. 단체 관람객이 없는 날이면 동물들은 편하게 쉬거나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는 모습들을 종종 본다. 꽤 편안한 기분을 들게 해주는 탓에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동물들 건강 관리를 핑계로 가벼운 산책을 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그들의 모습 중엔 사람들 앞으로 나와 지긋이 바라보는 모습들도 보인다. 기특한 마음으로 가볍게 지나쳐 왔지만 언젠가부터는 유심히 보거나 가까이 다가가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하루는 토끼들 앞에 노부부가 어린아이와 같이 쪼그려 앉아 바라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모습이 보고 싶어 가까이 다가가 뭘 그렇게 보고 계시는가 하고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친절한 그들은 토끼가 먹을 채소들을 가지런히도 담아온 통을 보여주며 '하나 줘보실래요?'라 하며 미소 지어주셨다.

이날 이후로 동물원에서 행사나 진료가 없는 날에는 근무복이나 수술복을 잘 입지 않는다. 관람객보다 자유로운 옷을 입고 동물원을 돌면 가져온 사료를 먹이거나 사람들이 먹던 음식을 먹이는 모습들이 더 자주 눈에 띈다. 바쁠 땐 사육사들에게 알려만 주고 자리를 뜨지만 웬만하면 관람객들에게 주면 안 되는 이유에 관해서 설명하는 편이다.

직원임을 밝히고 먹이를 주면 안 된다는 안내에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 감성적이다.

어렸을 적 추억을 얘기하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들, 아이가 얼마나 동물을 좋아하는지 얘기해 주는 부모님들, 최근에 함께 지내던 동물을 떠나보낸 사연들...

하나하나 들어보면 모두 그들이 얼마나 동물을 아끼는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동물들에게 계획되지 않은 먹이를 주는 행동이 그들의 의도에 맞게 동물들에게 좋은 결과만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간혹 동물들이 먹으면 안 되는 먹이를 주는 관람객들도 있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은 동물들에 맞는 먹이를 본인들이 먹을 때보다 더 좋은 것들로 더 깨끗이 손질해서 가져오는 편이다.

중요한 건 동물들에게 맞지 않는 먹이를 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알맞은 먹이를 주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재원 반려동물 삐뽀삐뽀
동물원에서 지내는 동물들은 대체로 정해진 양의 먹이를 계획적으로 먹게 된다. 계획된 먹이는 매일 섭취량의 변화를 확인한다. 무게를 달아서 수치로 남기기도 하고, 아무리 관리가 안 되는 동물원이라고 할지라도 담당 사육사는 눈대중으로라도 체크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식의 동물 관리 중에 먹이 섭취량의 변화는 수의사와 사육사에게 가장 먼저 주어지는 건강 지표가 된다. 먹이 섭취량이 떨어지면 사육사는 먹이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 확인하고 날씨 때문에 상하진 않았는지도 확인한다. 계절에 따라 제철 먹이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동물원에서는 기호도의 차이까지 고려해 더 다양한 먹이를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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