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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된 구청…"고양이 몰려들어" 민원도 줄었다

<앵커>

겨울철 추위에 약한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에 지자체가 나서고 있습니다. 보온 물그릇을 놔주거나 겨울 집을 지어주기도 하는데요.

왜 지자체가 직접 나선 건지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저기온 2도로 초겨울 추위였던 지난 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산책로.

도심에 자생하는 길고양이가 덤불 속에 움츠려 있습니다.

[이리오세요. 젖소 이리와. 츄르 먹자.]

구청 자원봉사자가 먹이를 건네자 경계를 풀고 조심스레 다가옵니다.

이 플라스틱 그릇 밑에는 핫팩이 있습니다.

여기에 물을 담아두면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데, 서초구청은 지난 2022년부터 이런 '길고양이 보온 물그릇'을 관내 곳곳에 놔두고 있습니다.

[김혜림/자원봉사자 : 물을 못 먹어서 발생하는 그런 질병들이 있거든요, 구내염이라든지. 한 18시간에서 20시간 동안 물이 얼지 않아서 겨울에도 길고양이들이 물을 많이 먹고 건강하게.]

서초구의 다른 공원.

단열재로 만든 이 '고양이 집'은 겨울 한파에도 버틸 수 있게 합니다.

구청은 6년 전부터 이런 '겨울 집'을 관내에 200개 설치했습니다.

[이정연/자원봉사자 : 극세사 담요가 좀 젖어도 춥지 않기 때문에 극세사 담요를 구입을 해서. (핫팩을) 또 이렇게 담요 밑에다가 이렇게. 너무 뜨거우니까.]

서초구에는 길고양이가 4천 마리쯤 사는 걸로 추정됩니다.

[정원대/서울 서초구청 동물복지팀장 : 새끼 고양이들이 한파에 동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그런 동물 정책을 다양하게 고심하고 있고.]

구청 입장에서는, 길고양이 먹이를 챙겨주는 '캣맘'과 이를 못마땅해하는 일부 주민 사이의 갈등을 줄이는 효과도 얻습니다.

"'극성스러운 캣맘' 탓에 길고양이가 동네에 몰려든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에게는, 구청이 직접 나서 적절한 장소에서 최소한의 돌봄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정원대/서울 서초구청 동물복지팀장 : 위생적으로 이렇게 관리를 하거든요. 그래서 주변에 그런 민원들이 많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서울시도 3년 전, 동물보호 조례를 바꿔 시내 공원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고, 중성화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는 평균 수명이 3년에 불과할 만큼 생존 여건이 열악해, 중성화 사업으로 개체 수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게 동물복지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동물보호와 주민 편익 사이에서 '공공 캣맘'의 역할이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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