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태릉 군 골프장에 방문했을 당시, 이를 촬영하던 기자가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다고 언론노조 CBS 지부가 밝혔습니다.
CBS 지부는 이날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들이 서울 노원구 태릉 군 골프장에서 CBS 소속 A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촬영 내용을 지우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A 기자는 윤 대통령이 해당 골프장에 자주 온다는 정보를 접하고 잠복취재를 하던 중이었는데, 당시 촬영 장소는 골프장 내부가 아닌 울타리 밖이었다는 것이 CBS 지부의 설명입니다.
경호처 직원들은 A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신원 확인 및 소지품 검사를 했고, 군 골프장을 찾아올 수 있었던 정보의 출처 등을 묻기도 했다고 CBS 지부는 전했습니다.
또, 경호처는 경호법을 근거로 임의동행까지 요구했는데, A 기자가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곳에서 촬영한 것'이라며 거절하자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BS 지부는 경호처 직원들이 압수수색 영장 등 법적 권한 없이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국민 사과 이틀 뒤, 그리고 전군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의 골프는 충분히 취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 측은 "경호구역 지정 등에 관한 법률과 규정에 따른 적법한 조치"라며 "수사당국은 해당 인원들의 추가적인 경호위해요소에 대해 엄중히 수사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경찰청은 A 기자를 아직 입건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사건을 형사기동대에 배정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