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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자꾸 달아나는 북한 외교관…북한의 정신승리 "갈 테면 가라"

국내에 입국해 있는 탈북 외교관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십니까?

지난달 10일에 탈북 외교관들이 7명이나 모이는 토론회가 있었는데요.
탈북 외교관 토론회

이날 나온 분들 말고도 비공개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고 하니까, 국내에 입국해 있는 탈북 외교관들이 적어도 10명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8일)은 이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 좀 소개를 해 드리겠는데요.

토론회 직후에 무인기 사건이라든가 북한군 파병과 같은 굵직한 이슈들이 있어서 보도를 좀 늦게 해 드리게 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에 입국해 있는 탈북 외교관들이 10명 이상이나 되고요.

해외에 파견돼 있는 노동자 유학생들도 줄줄이 탈북을 하고 있어서, 북한 당국으로서는 해외에 인력을 보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 있는 인력들에 대해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어디에서 누가 탈북을 했다 하면 계속 대표부나 어떤 작업장이나 직장이나 사업소에 세워진 규율을 철저히 지킬 데 대해 강조하고,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씩 현지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전화해서 알아보는 것 이런 식의 감시밖에는 할 수 없는 게 북한 정권이 참 안타까운 일이고요.]

하지만 아무리 감시를 강화한다고 해도 탈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일종의 정신 승리입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북한에 어떤 얘기가 있냐면 '비겁한 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는 붉은기를 지키리라'라는 노래도 있고 그런 소위 말하자면 신념 같은 게 있습니다. 속으로 칼 품고 다른 생각하는 사람들 데리고 앉아 있어야 쌀 밖에 축낼 것 없다, 갈 사람은 가고 남아서 당과 혁명에 충실할 사람들은 충실하면 된다.]

다음으로 종교 문제에 대해서 좀 짚어보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종교 활동할 수 없다는 거, 잘 알려진 내용이죠.

그런데 북한 당국이 북한 내부의 종교 활동 때문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는 언급이 나왔습니다.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태영호/민주평통 사무처장,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상부에서) 현 상황에서 이 종교 문제에 대해서 방치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그러니까 이것 외교부에서 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받은 게 어떤 과업인가 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설사 교인이라고 하더라도 들어오기 전에 '절대 성경책은 가져가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외국인들한테 공지해라.]

그런데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없는 외교관들에게까지 이런 조치를 시행하라고 해서 북한 외무성이 상당히 난감해했었다고 합니다.

[태영호/민주평통 사무처장,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 상주 외교관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크리스천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에 들어올 때 성경책을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이걸 외교부가 무조건 집행하세요. 이런 지시가 떨어졌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그때 보위부하고 좀 한 번 충돌이 생겼는데. 아니 비엔나 협약에 의해서 외교관들의 소지품은 검사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그 성경책을 저희들이 뺏겠느냐.]

검증할 수는 없지만 북한 내부에 종교 활동이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는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외부 압력에 의해서 얼마나 영향을 받을까 하는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폐쇄되고 고립된 체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외부에서 압박을 가해도 별 영향이 없지 않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 외교관들은 외부에서 압박을 가하면 북한 당국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고영환 국립통일교육원장, 전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고영환/국립통일교육원장, 전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해외에서의 북한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 김정은 이름과 결부를 시켜서 비판을 하면 알게 모르게 김정은 책상 위에 보고서가 올라갑니다. 김정은으로서는 (보고서가) 올라가면 '이것 시끄럽지 않게끔 어떻게 대책을 취해 봐라' 이런 게 북한 사고방식이라 (외부의 비판이 북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씀을 드리고.]

최근에 통일하지 말자는 주장에 대해서 한 탈북 외교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

[류현우/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 : 김정은의 발끝 밑에서 진짜 노예의 삶을 살면서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우리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우리가 그들을 품어 안아야지 누가 하겠습니까.]

엘리트층이 계속해서 국가를 버리게 하는 체제.

지금은 견고해 보일지 모르지만 북한이라는 나라가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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