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맘때면 산이 붉게 물들어 한창 단풍을 즐길 때인데, 올해는 지금 10월 말인데도 푸릇푸릇한 곳이 많습니다. 예년보다 더웠던 날씨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서울은 공식적으로 아직 단풍이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민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제(28일) 낮 서울 덕수궁 돌담길.
군데군데 노랗게 변한 나뭇잎이 눈에 띄긴 하지만, 단풍이 시작됐다고 보기엔 아직 푸른 잎이 훨씬 많습니다.
[김선화/서울시 중구 : (작년에 비해) 단풍이 막 붉거나, 막 이렇게 노랗게 들지 않은 것 같아서 애들 데리고 막 시원하게 이렇게 가을 나들이를 가기가 조금 애매한 날씨인 것 같아요.]
서울의 단풍 시작을 공식적으로 판정하는 기준은 뭘까.
서울기상관측소 앞에 있는 표준목이라는 나무입니다.
기상청은 이 나무에 단풍이 들기 시작했을 때를 서울 단풍이 시작된 때로 보고 있습니다.
표준목의 잎사귀들이 20% 정도 물들면 '단풍 시작', 80% 넘게 물들면 '단풍 절정'이라고 판가름하는 겁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평년의 단풍의 시작일은 어제, 즉 10월 28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어제까지도 표준목의 단풍 비율이 20%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 단풍의 공식적 시작'은 아직도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지난 2022년에는 10월 17일, 지난해에는 10월 19일에 시작됐는데 올해는 꽤 늦어지고 있습니다.
'지각 단풍'의 원인은 평년보다 부쩍 오른 기온 탓입니다.
올해 서울 평균 기온은 9월에 25.5도, 10월에는 16.8도로 평년보다 각각 3.9도, 1.8도 높습니다.
어제 낮 최고 기온은 20.4도로, 10월 하순 평년값인 17.7도보다도 3도가량 높은 상황입니다.
[이상진/기상청 예보분석관 : 29일 화요일부터 당분간 우리나라는 동해 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며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낮 최고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며 쌀쌀해질 전망입니다.
한편 21호 태풍 '콩레이'는 필리핀 마닐라 동쪽 해상에서 세력이 커지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다음 달 초, 타이완을 거쳐 중국 상하이로 북상한 뒤 열대저압부로 소멸할 전망이라서 현재로선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