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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박대에 폭언·성희롱…녹음기 신분증 무용지물, 왜

<앵커>

정부 정책의 기초가 되는 각종 통계 작성을 위해, 가정을 방문하는 통계 조사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폭언이나 성희롱에 시달리는 일이 잦아 녹음기나 호신용 장비가 지급됐는데 좀처럼 쓰이질 않는다고 합니다.

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통계조사원의 고충을 담은 유튜브 홍보 영상입니다.

[통계조사원 윤혁준이라고 합니다. (안 사요. 통계든 뭐든 안 사요) (저 바쁘니까 다음에 다시 오세요.) 마음의 문을 잠시만 열어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통계조사원 A 씨에게도 문전박대는 일상, 폭언이나 성희롱을 겪는 때도 많습니다.

[A 씨/통계조사원 : 정부에서 나한테 해준 게 뭐 있느냐, 욕설을 하면서. 남자분들은 속옷 차림으로 문을 활짝 열면서 말하려면 말해라. 공적인 업무인데 공적으로 봐주시지는 않으시죠.]

응답자의 폭언이나 성희롱 등에 대비해 통계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녹음 기능이 달린 신분증 케이스 500대를 조사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열 달이 다 되도록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이진우/전국통계청노조 위원장 : 패널 조사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계속 만나야 하는 관계라서 라포(유대관계) 형성이 가장 필수적인데 그걸 감수하고 사용한다는 건 현실적으로는 그게 맞나 싶은.]

호신용 스프레이는 지난 2015년부터, 위급문자가 바로 전송되는 'S0S 단말기'도 2021년부터 지급하고 있지만 사용건수는 0건과 1건에 불과합니다.

통계청은 이런 위기 대응 장비를 더 늘릴 예정인데, 통계조사원들은 더 근본적인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설문 조사에서는 통계 조사가 공무라는 걸 일반인이 알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현재 대부분 회당 1, 2만 원 수준인 응답자에 대한 보상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박성훈 의원/국회 기획재정위 : 계도활동을 진행함으로써 국가의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직·공무원이라는 부분에 대한 주지가 필요하고요.]

정확한 통계가 시의적절한 정책 수립에 필수적인 만큼, 통계조사 인력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설민환·강시우, 영상편집 : 정용화, 영상출처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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