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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기름값 이대로 급등할까?…중동 불안에 하락세에서 튀어 오른 유가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최근에 주요소 가본 분들은 이걸 느끼셨을 것 같아요. 기름값이 최근에 꽤 내려갔죠. 

<기자>

국내 기름값이 7월 초 이후로 지난 3분기 석 달 동안 휘발유와 경유 모두 리터당 130원 안팎 정도 하락했습니다.

가게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금 전국 평균가는 휘발유가 리터당 1,587원 경유는 1,42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기준으로 봐도 3분기에 16% 이상 하락해서 지난해 4분기 이후로 가장 큰 폭의 분기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기름값의 직접적인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두바이유 가격은 70달러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이 보통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우리에게 반영이 되는데요.

9월 말까지도 9월 중순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이어서 앞으로 몇 주 간은 오늘(2일) 주유소에서 보시는 기름값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으로 기름을 넣게 되실 겁니다.

<앵커>

앞서 전해 드렸다시피 이제부터 변수는 중동이잖아요. 오늘 새벽 이란이 또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으니 이제는 좀 달라질까요?

<기자>

일단 가자지구 전쟁이 이대로 확전으로 치닫는다고 하면 유가 안정은 그냥 없었던 얘기가 될 겁니다.

오늘 새벽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했다고 이스라엘 측이 밝혔습니다.

4월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감행한 지 5개월 만에 규모를 더 키워서 공습한 또 한 건데요.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서 하마스의 우군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안방으로 쳐들어 간 지 하루 만입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폭격은 지금까지도 많이 했지만 지상군을 투입한 건 18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중동의 맹주 이란이 여기에도 가만히 있다간 친이란 세력들로부터 종이호랑이다 이런 원성을 들을 상황이었고요.

이란이 결국 5개월 만에 또 끼어들었다는 소식에 간밤 유가는 일제히 4%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만약에 이대로 이란과 미국까지 참여하는 전면전이 된다면 유가는 고공행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지난 1년간 전면전만은 어떻게든 피하려는 모습을 보여오기는 했습니다.

지난 4월에도 일단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다음에 확전을 피했고, 무엇보다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가 지금 중동에서 유가가 자극될 상황만은 어떻게든 막을 태세입니다.

그래서 일단 간밤에는 유가가 급등했지만, 추세적으로 상승할 만큼 확전이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더 크긴 합니다.

<앵커>

이란의 움직임을 좀 봐야 된다는 거군요. 일단 그러면 너무 큰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걸까요?

<기자>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돼 있기는 하지만 수급 측면에서는 사실 하락 요인이 더 많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유류세 감면 중이죠.

만약에 이달 말에 유류세 감면 조치가 종료된다고 하면 설사 국제유가가 여기서 더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울 겁니다.

최근에 국제유가가 특히 하락한 건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디어 감산 정책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였습니다.

사우디는 자기네 네옴시티 같은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돈을 대기 위해서 비공식적으로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리고 싶어 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사우디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데다가 원유 시장의 가장 큰 손 중국이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서 기름을 많이 사 가지 못하다 보니 사우디가 감산을 지속해도 유가가 잘 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우디도 높게 잡았던 가격 목표를 포기하고 더 많이 팔아서 시장 지배력을 지키는 쪽으로 노선을 전환했다는 거죠.

그리고 마침 내정 갈등으로 원유 수출을 중단할 뻔했던 리비아도 문제가 봉합되면서 공급 측면에서 기름이 달릴 가능성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에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잇따라 발표했는데요.

이번 부양책으로 중국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하면 장기적으로는 유가상승 요인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저만큼 부양책을 내야 할 정도로 경기가 여전히 그렇게 안 좋아?" 이렇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더 큽니다.

아무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더 커지지만 않는다면, 유가에는 하방 압력이 수급 측면에서는 더 크기는 한데요.

우리 입장에서 관건은 유류세입니다.

지금 휘발유 기준으로 리터당 164원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류세 인하조치가 이달 말로 종료된다면 최근의 기름값 하락폭이 고스란히 희석될 수 있습니다.

3년째 유류세를 인하 중이기 때문에 원래 세금이 이 정도인 것처럼 느끼게 된 면이 있거든요.

앞으로 한 달 동안의 유가 흐름이 정부가 이 유류세 인하 조치에 대해서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결정하게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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