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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치고, 빗물 받고…짓다 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앵커>

경제가 나쁘지 않다고 자신해 왔던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지금의 중국 경기가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특히 미분양 주택이 6천만 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국 산둥성의 이 30대 여성은 지난달부터 두 아이와 함께 미완성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공사판 같은 집에 텐트를 쳤고, 아이들은 아파트 22층 계단을 오르내리며 등하교하고 있습니다.

대출받아 분양금을 냈지만 개발사가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완공이 계속 미뤄지자 갈 데가 없었던 겁니다.

[미완성 아파트 거주자 : 작년에 입주했어야 하는데 미완성 상태입니다. 그래도 주택 대출은 매달 꼬박꼬박 갚아야 해요.]

윈난 성의 이 미완성 아파트에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공동생활한 지 반년이 다 됐습니다.

전기는 물론 수도도 없어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사용합니다.

[미완성 아파트 거주자 : (분양금이) 누구는 50만 위안, 누구는 60만 위안인데 기본적으로 다들 평생 저축한 돈이죠.]

분양되고도 미완성인 이런 부동산 면적은 총 2억 3천만 제곱미터로, 200만 채가 넘는 걸로 분석됩니다.

아예 분양조차 안 된 주택은 더 심각해 공식 통계로는 700만 채 규모지만 실제로는 6천만 채에 달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지도부 회의에서 '경제 운영에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며 이례적으로 '어려움'을 시인했습니다.

그간 강조해 온 '중국 경제 광명론' 대신, 부동산 시장 하락을 막는 신규 공급 통제와 금리 인하 필요성, 또 소비 촉진용 보조금 지급이 제시됐습니다.

중앙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우리 돈 190조 원의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놨습니다.

다음 달 초 중국 최대 휴가기간인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침체된 내수를 살리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건데 경기 회복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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