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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먹는다" 트럼프 말에 공포에 떠는 아이티 이민자들

"개·고양이 먹는다" 트럼프 말에 공포에 떠는 아이티 이민자들
▲ 미국 대선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 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 "이민자들이 주민들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프링필드로 온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편 것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가 이런 거짓 주장을 반복한 뒤 아이티 출신 미국인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습니다.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커뮤니티 센터 책임자인 도세인빌은 센터에 협박 전화가 걸려 왔다면서 "우리는 어디를 가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마존 창고에서 일하는 자신의 한 친구는 이런 적대감에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프링필드의 일부 아이티계 주민은 TV 토론 이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아이티안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아이티 이주민들의 소식을 전하는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종차별적인 표현 등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증폭되면서 아이티계 주민들이 집 앞에서 괴롭힘과 폭행,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 밴드 상원의원도 SNS에서 비슷한 거짓 주장을 퍼트렸다고 보도했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역시 이번 대선 토론을 앞두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거짓 주장을 키웠다고 로이터는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스프링필드 시 당국자들은 로이터에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믿을만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민자 문제가 미국 대선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의 거짓 주장으로 중서부 소도시 스프링필드가 대선 레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로이터는 지적했습니다.

이민자들에 대한 거짓 주장은 스프링필드 일부 주민의 불만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아이티 이민자들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줬지만, 이민자 때문에 학교, 병원 이용이 이전보다 힘들어졌고 임대료도 올랐다는 불만입니다.

인구가 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와 연방 식량 지원 및 복지 프로그램 신청도 급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오하이오주 운전면허가 없는 아이티인이 스쿨버스를 들이받아 11세 아이 1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치면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인구 5만 8천 명의 스프링필드에는 최근 약 3년간 1만 5천 명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유입됐습니다.

로이터는 "지난 3년간 아이티에서 온 1만 5천 명 이민자들이 성장통과 함께 일부 경제 부흥의 가능성을 제공하며 스프링필드를 재구성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아이티계 미국인은 약 110만 명으로, 이 중 약 절반은 이민자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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