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유죄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형량 선고가 대선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대선 전에 구금되거나, 가택연금에 처해질 위험이 사라진 것입니다. 트럼프의 정치적 승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김용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12명 배심원단은 전원일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라고 평결했습니다.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전직 성인 영화배우에게 돈을 준 뒤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를 중범죄로 본 것입니다.
[앨빈 브래그/뉴욕 맨해튼지검장 (지난 5월) : 법과 사실에 따라, 두려움이나 특혜 없이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형량은 오는 18일 선고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대선 3주 뒤인 11월 26일로 재판이 연기됐습니다.
담당 판사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 면책특권을 폭넓게 인정한 점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마녀사냥이 연기됐다며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공화당 대선후보) : 마녀사냥입니다. 워싱턴 DC의 정적들과 카멀라 해리스, 급진 좌파들의 공격일 뿐입니다.]
이 사건 말고도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등 3건의 형사 재판이 더 남아 있지만, 입막음 사건보다 진행이 더딘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약점이었던 사법 위험, 특히 대선 전에 구금되거나 가택연금 당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 내려진 선고 연기 결정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사 출신으로 자신과 트럼프의 대결을 검사 대 범죄자 구도로 규정했던 해리스 부통령이 계속 같은 전략을 내세울지도 관심사입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