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태안군 안면읍 대야도 한 양식장에서 어민이 망연자실한 채 고수온으로 폐사한 우럭들이 담긴 통을 바라보는 모습
고수온 경보가 내려진 충남 서해 천수만 양식장에서 폐사한 우럭이 55만 마리로 늘어났습니다.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 천수만에서는 97개 어가가 2천300만 마리의 우럭을 양식하고 있으며, 어제(11일)까지 55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8일까지 16만 마리였는데, 며칠 사이 39만 마리가 더 폐사했습니다.
오늘 오후 2시 기준 태안군 안면읍 대야도 바닷물 온도는 표층 29.5도, 중층 29.3도에 이르렀습니다.
우럭이 견딜 수 있는 한계 수온은 28도입니다.
서재문 씨는 이곳에서 가두리양식을 30년간 하고 있는데 28도 이상 고수온이 열흘 넘게 지속하기는 처음이라며, 고수온으로 큰 피해가 났던 2016년에도 28.5도로 정점을 찍고는 사나흘 뒤면 수온이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서 씨 양식장에서는 오늘 오전에만 폐사한 우럭 3만 마리를 건져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 씨는 태풍이라도 한 번 오면 바닷물이 섞여 수온이 좀 내려갈 텐데 그런 예보도 없다며 3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우럭들이 죽어나가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절망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김성열 태안군 수산정책팀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1주일 더 이어진다면 양식 우럭 70%(1천600여만 마리)가 폐사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천수만에서는 고수온으로 2013년 499만 9천 마리(53억 원), 2016년 377만 1천 마리(50억 원)가 폐사했습니다.
천수만에는 지난 2일 오후 2시를 기해 고수온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이어 5일에는 천수만 북부해역 저층에서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1.99㎎에 불과해 어패류 호흡을 방해하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도 관측됐습니다.
천수만에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발생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입니다.
지난달부터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표층과 저층의 해수가 서로 잘 섞이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