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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부터 준비"하고 "발언에 힘 있을 때" 기다린 안세영 [스프]

안세영
터질 게 터진 걸까요? 금메달을 따고도 배드민턴협회를 겨냥한 안세영 선수의 '작심 발언'은 즉흥적인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국가대표가 되는 순간부터 준비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 투혼 끝에 금메달을 딴 뒤에는 "올림픽이 끝나면 얘기하겠다"는 말을 몇 차례 하면서 이번 작심 발언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작심 발언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요, 안세영은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요? 
 

안세영 "태극마크 달 때부터 작심 발언 준비"

안세영 선수는 금메달을 딴 뒤 '연합뉴스'와 별도의 전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당연히 '작심 발언'에 대한 질의 응답이 이어졌는데요, '언제부터 작심 발언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018년"이라고 답했습니다.

안세영은 만 16살이던 지난 2018년에 배드민턴 신동으로 깜짝 등장해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과감한 플레이와 새내기다운 세리머니로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배드민턴협회의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0806 이브닝 브리핑
안세영 선수는 '금메달을 따고 꼭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 발언에 힘이 있을 때 말하고 싶었다"라고 답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질 때를 기다렸다가 문제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태극마크를 단 2018년부터 6년 동안 누적된 불만과 하소연 등을 공개적으로 이제 쏟아내기 시작한 겁니다.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올림픽 끝나고 얘기하겠다" 예고

올해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안세영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 오픈에 출전해 대만의 타이쯔잉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이어진 인도 오픈에서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8강에서 기권하고 돌아왔습니다. 귀국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계속 아프니까, 그게 힘들다"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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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즐기자는 얘기를 안 하는 거 같네요. 걱정이 많이 되나요?
▶ 안세영: 네 걱정이 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 기자: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 안세영: 계속 아프니까. 그게 좀 힘든 거 같아요. (울컥)

이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3개월 뒤였습니다. 아시안 게임을 통해 팬들은 안세영의 무릎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개인전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상대하다 1세트 막판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지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돼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하지만 부상 투혼으로 금메달을 땄고, 이후 3개월 만에 국제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에 출전해 우승했지만 이어진 대회에서 중도 기권할 정도로 안세영의 무릎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6월 11일 인터뷰에서는 이번 '작심 발언'을 예고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지만, 올림픽 끝나고 자세한 건 다 이야기해 드릴 겁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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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자세하게 언급한 적이 없었는데 제가 인터뷰도 잘 안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지만, 이렇게 짧은 순간에 제가 다 많은 걸 얘기하지를 못할 거 같아서 올림픽 끝나고 자세한 건 다 이야기해 드릴 거고요. 부상은 그냥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통증이 있고 없고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신력으로 버티려고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오픈 우승, 인도네시아 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며 파리올림픽을 대비한 실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귀국하면서 한 말입니다. 경기력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부상에 대해서는 말 못할 사연이 있다는 걸 암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에도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다"고 했는데요, 배드민턴협회가 선수 부상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을 계속 문제삼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레이너 등 협회 시스템 불만?

안세영 선수는 트레이너 '수정 쌤'(한수정 트레이너)도 자주 언급했습니다. 

6월 11일 인터뷰에서 한수정 트레이너에 대해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밀착해서 해주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자꾸만 저의 생각을 바꾸려고, 정말 싸우기도 싸웠고, 울기도 많이 울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옆에서 정말 밀착으로 붙어서 해주시기 때문에, 너무 그게 정말 감사하죠.
- 안세영, 6월 11일 인터뷰

한수정 트레이너는 지난해 7월 컨디셔닝 관리사로 영입돼 올해부터 안세영의 전담 트레이너를 맡았습니다. 안세영이 절대적으로 의지해 이른바 '케미'가 잘 맞았다고 합니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출사표를 던지면서 "파리에서 낭만 있게 끝내고 오겠다"는 말을 했는데요, '낭만 있게'라는 표현도 한 트레이너에게서 들은 '좋은 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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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낭만 있게'의 의미가 뭔가요? 
▶ 안세영: 낭만 있게라는 것은 스포츠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용어 같은데요, 트레이너 선생님이 부상에서 저를 좀 많이 일깨워주기 위해서 좋은 말씀 많이 해줬습니다.

한 트레이너는 1년이었던 계약기간이 종료되면서 올림픽에 가지 못했습니다. 이 상황도 안세영에게 불안감을 안긴 것으로 보입니다.

안세영은 경기 뒤 "수정 쌤이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눈치도 많이 보시고, 힘든 시간 보내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고, '멘털은 어떻게 잡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혼자 하고 있다. 같이 오고 싶어했던 트레이너 쌤도 못 오게 됐고 외국인 코치님과는 (소통에) 한계가 있어 어려운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안세영은 또 기자회견에서 "단식과 복식이 엄연히 다르다"면서 대표팀이 복식 종목 위주로 운영이 되는 데 대한 불만도 털어놨습니다. 협회의 대표팀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배드민턴 협회 "당혹스럽다"

배드민턴 협회는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우선 부상 관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소속팀이나 선수 개인이 병원을 선택하고 치료비를 부담하게 돼 있다'고 하면서, "유럽 전지 훈련에서 발목을 접질렸을 때 국내에서 한의사를 파견해 치료를 받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레이너와 관련해서는 "안세영 선수에게 전담 트레이너까지 붙여줬는데 다른 선수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수정 트레이너 계약과 관련해서는 "(올림픽 끝나는) 8월 15일까지 계약 연장을 제의했는데, 한 트레이너가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실 게임으로 흐를 조짐이 보이는데요, 협회와 안세영 선수의 생각에 격차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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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안세영의 부상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부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지난 5월에 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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