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분노였다"
- 안세영 여자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인생 첫 금메달을 수상한 날 안세영은 즐기지 못했습니다.
금메달이라는 목표 못지않게 금메달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협회에 대한 실망"을 꼭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 이후 은퇴를 거론하는 보도가 나오고 협회 측의 입장을 담은 기사로 논점이 흐려지자 안세영은 다시 자신의 SNS에 글을 남겼습니다.
은퇴는 사실이 아니고 핵심은 선수 보호와 관리 문제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주고, 해결해 주는 어른이 계시길 빌어본다"라고 적었습니다.
협회와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갈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당시 안세영은 귀국 인터뷰에서 2024 파리올림픽 이후 발언을 예고했습니다.
이 정도 강도를 예상한 곳은 없었지만 협회와의 갈등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습니다.
안세영의 기자회견 이후 김학균 감독은 안세영과 협회가 좋지 않았다는 인터뷰를 하면서 안세영이 올림픽에 안 가겠다고 해 설득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안세영이 추가로 올린 SNS에서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라고 말한 것은 이 인터뷰에 대한 반박으로 보입니다.
안세영은 한 인터뷰에서 이번 작심 발언을 "처음 태극 마크를 달았던 2018년부터 준비했다"고 답하면서 "내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규정으로는 안세영이 협회의 승인 없이 대표팀에는 소속되지 않은 채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등에 나갈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한 걸음 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SBS 해설위원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 위원은 배드민턴 협회의 행정 착오로 도핑 파문에 휩싸였던 적이 있습니다.
협회의 행정 실수로 도핑테스트를 받지 못해서 국제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를 받았다가 한국배드민턴협회의 행정착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3개월 만에 징계가 취소됐습니다.
협회의 행정 실수 외에 안세영 선수 사례와 비슷한 선수 관리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용대 위원은 2010년 말레이시아오픈 남자복식 32강에서 부상으로 탈락했는데 당시 그는 1년 동안 한 달 평균 2개 대회에 출전하는 등 무리를 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용대 논란을 거치면서 배드민턴 협회는 대표팀에 소속되지 않고 국제대회에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하려면 27살이 넘어야 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22살인 안세영은 이 규정에 따르면 대표팀 소속이 아닐 경우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기 어렵게 됩니다.
"협회와 법적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