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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35조 원 증발…온갖 악재 겹치면서 '금융 위기' 수준

<앵커>

오늘(5일) 우리 주가지수가 말 그대로 무섭게 떨어졌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서 하루 만에 시가 총액이 230조 원 넘게 빠졌습니다.

일시적으로 거래 중단 조처가 내려지기도 했는데, 그 이유가 뭔지,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 시작부터 3% 가까이 빠진 코스피는 가파르게 낙폭을 키웠습니다.

오후 2시쯤 급기야 8% 넘게 빠졌고, 코스닥과 코스피 거래는 연달아 중단됐습니다.

폭락 장 진정을 위한 '서킷 브레이커'가 하루 두 번 발동한 건데 장을 멈춰 세웠지만 패닉 투매는 멈추지 못했습니다.

결국 8.77%, 234.64p 하락했는데, 증시 개장 이래 가장 큰 하루 낙폭입니다.

코스닥도 11.3% 폭락하면서 600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시가총액이 235조 원 가까이 증발했는데,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차 등 종목 98%가 하락했습니다.

지난주 미국 고용 지표가 촉발한 경기 침체 불안이 한껏 커진 모양새인데, 일본 닛케이, 타이완 가권 등 아시아권 증시도 동반 폭락했습니다.

[염승환/LS증권 이사 : (한국·일본·타이완의) 공통점은 뭐냐 하면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데 미국 경기가 만약에 침체로 가면 수출이 당연히 감소하겠죠. 3국은 반도체라는 또 공통점이 있거든요.]

특히 일본의 금리 인상 후 장기간 약세였던 엔화 가치가 급하게 뛰면서, 그간 저렴한 엔화를 빌려 미국 등 다른 나라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이른바 '엔케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되고 있는 것도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증시를 떠받쳐왔던 빅테크 실적 거품론, 중동사태 불안까지, 여러 겹악재가 '금융 위기'에 준하는 폭락을 가져왔다는 분석입니다.

[이선엽/신한투자증권 이사 : '서킷 브레이커'라는 게 역대급 6번으로 걸렸는데 역대급 6번이 전부 다 금융위기였단 말이에요. 지금 금융위기를 촉발할 정도의 상황이냐를 놓고 보면 아니다, 라는 얘기죠.]

시장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 속에, 뾰족한 호재 또한 없는 상황이어서 추후 미국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엔화 흐름 등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서동민·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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