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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빌라를 어쩌나?

이삿날 임대인이 잠적했다? 신종 전세사기의 등장


신혼부부인 김 모 씨 부부는 어린 딸을 위해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전셋집을 계약했다. 꿈에 그리던 이삿날, 김 씨 부부는 이삿짐을 싸 들고 빌라 주차장까지 갔다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에게 전세금을 이체받은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고 돌연 잠적해 버린 것이다. 사기임을 직감한 기존 세입자는 짐을 다시 넣었고, 오갈 데 없어진 김 씨 부부는 급하게 월세 집을 구해야 했다. 
한 남성은 20대에 상경해 구한 전셋집에서 처음 사기를 당했다. 한 번 당했으니 두 번째 집을 구할 때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봤다고 했다. 하지만 임대인으로부터 거래 위임을 받은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고 전세금을 이체했지만, 집주인은 잠적해 버렸다. 이들이 사기당한 집은 서류상으로 전혀 하자 없는 집이었지만 임대인이 전세금을 받아 잠적해 버리자 임차인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전세 포비아‘에 휘청거리는 주거 사다리


이런 상황 속에 빌라 전세 거래를 기피하는 이른바 ’전세 포비아‘ 현상이 전국에 확산하고 있다. 빌라 전세 거래량은 2022년에 비해 2023년 1만 7천여 건 감소했고 현재 추세를 볼 때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빌라 매매 건수 역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착공 물량도 줄어든 상태다.
전세사기가 빌라에 집중된 것은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매매 금액과 전세 금액에 차이가 없다 보니 담보로서의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자기 자본 하나 없이도 임대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방치한 결과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아파트로 옮기기 전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빌라. 무너져가는 빌라시장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무자본 임대 사업자‘ 퇴출해야


전문가들은 빌라를 비롯한 비아파트 주거 시장에 자기 자본을 가진 사람이 임대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세보증금 일부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고, 전세보다는 월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통해 일정 정도 자기 자본을 가진 사람만이 임대 사업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들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빌라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가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사례도 많은 만큼, 청년층이나 신혼부부들이 전세보다는 매매로 빌라에 거주하도록 해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형 빌라 1채를 소유한 경우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아파트 청약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 <뉴스토리>는 빌라를 둘러싼 신종 전세 사기를 통해 현 빌라 시장의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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