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왼쪽)과 남자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
국제 종합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에 '금빛 낭보'를 전하는 많은 '효자 종목'들이 그렇듯, 펜싱도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해 12년 만에 '멀티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남겼습니다.
한국 펜싱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대전광역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금메달을 합작하며 오상욱의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가져왔습니다.
한국 펜싱이 단일 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건 2012년 런던(금2·은1·동3) 이후 12년 만입니다.
그 사이에도 한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했고,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선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가져오며 올림픽 펜싱에서 선전을 이어왔습니다.
런던 올림픽을 전후로 한국이 올림픽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무대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유럽을 비롯한 서구의 종목이나 다름없던 펜싱에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협회의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습니다.
대한펜싱협회는 2003년부터 SK텔레콤이 회장사를 맡아왔습니다.
누적 지원 금액만 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며, 한 해 1∼2개의 국제그랑프리대회를 직접 개최해 선수들이 안방에서 세계 수준의 실전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습니다.
현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기도 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펜싱협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2018년 3월부터 6년 넘게 펜싱협회를 이끌어왔습니다.
펜싱협회는 도쿄 올림픽 이후 대회 점검과 함께 곧장 3년 뒤인 파리 올림픽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예산도 2022년 19억 원에서 지난해 23억여 원, 올해 25억 원으로 점차 늘려 펜싱 '본고장' 격인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 준비에 더욱 힘이 실렸습니다.
특히 도쿄 대회가 2021년에 치러지면서 여타 올림픽보다 주기가 짧고 세대교체기도 겹치면서 대표팀으로선 어느 때보다 준비하기가 힘든 대회였는데, 협회는 의무·체력 트레이너와 전력분석가 등 스태프를 증원하고 심리 상담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국내 실업팀과 대학 선수를 초청해 함께 훈련하거나, 종목별 보조 코치를 붙여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도모했습니다.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과 국제그랑프리대회를 비롯한 각종 국제 대회에 파견 인원과 기간도 늘려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애썼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원을 하려 애썼다"면서 "체계적이면서도 전문화된 지원·운영을 위해 모든 것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도쿄 대회에 이어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리허설'을 위한 모의 올림픽 경기장을 직접 마련한 것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입니다.
5천여만 원이 투입돼 진천 선수촌 농구장에 올림픽 경기장 규격에 맞춰 결승용 메인 피스트와 일반 경기용 피스트 4개가 모두 설치돼 6월부터 선수들은 '가상 올림픽'을 치러왔습니다.
경기 시간과 실제 진행 순서 등을 맞추는 것은 물론, '소음'이나 '오심' 상황까지 대비한 실전 환경 적응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번 대회 기간엔 최신원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파리로 날아와 경기장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현지 지원캠프를 운영하고, 한식 도시락 등도 제공했습니다.
아직 정확한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펜싱협회는 메달리스트 포상금도 두둑이 챙겨줄 계획입니다.
도쿄 올림픽 이후엔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에 2억 5천만 원이 지급됐고, 당시 유일하게 개인전에서 입상(남자 사브르 동메달)한 김정환은 4천만 원을 추가로 받은 바 있습니다.
(사진=대한펜싱협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