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하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이 사고 직후 유가족에게 가혹행위를 축소해서 설명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태인 훈련병이 쓰러진 다음 날인 지난 5월 24일 유가족과 중대장이 나눈 대화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녹음 파일에서 중대장은 연병장을 몇 바퀴 돌게 했느냐는 유가족의 질문에 "제가 지시한 것은 세 바퀴였다"고 답했습니다.
유가족이 선착순 방식으로 달리기를 시켰는지를 묻자 중대장은 "아닙니다"라며 "쓰러질 당시에 선착순 이런 걸 시키지 않았고 딱 세 바퀴만 열을 맞춰서, 제대로 맞춰서 같이 뛰어라, 이렇게 얘기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중대장은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을 선착순 뜀 걸음 1바퀴를 실시했고, 팔굽혀펴기와 뜀 걸음 세 바퀴를 잇달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센터는 "이러한 중대장의 거짓말은 군의관에게도 똑같이 전달되었을 것"이라며 "군의관은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환자 상황을 보고하여 후송 지침을 하달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중대장은 유가족을 기만하면서까지 자기 죄를 숨기려고 했을 뿐 아니라 그 결과로 의료인들의 판단에 혼선을 빚고 초기 환자 후송에 악영향을 주는 등 박 훈련병의 사망에 여러 영향 요인을 끼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 훈련을 하면서 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박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학대치사, 직권남용가혹행위)로 지난 15일 구속기소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