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터진다!" 출퇴근 시간 1만 명 넘게 몰리는 그 역, 이대로 괜찮을까? [스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요즘 컨디션은 어떤가요? 저는 최근 동남아 같은 날씨가 이어지는 탓에 몸이 지칠 대로 지쳐있습니다. 먹구름에서 장대비가 쏟아지다가도 10분 뒤엔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고, 그 덕에 습도는 100%를 쉽게 찍더라고요. 출근길에 땀이 줄줄 흐르고 회사에 도착해서 일을 하려고 하면… 아휴 쉽지 않더라고요. 다들 컨디션 잘 챙기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궂더라도 유명한 핫플레이스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 이야기할 성수역이 그렇죠.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본 적 있을 겁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되었던 사진인데, 성수역 지하철 출구에 빼곡히 줄 서 있는 사진 말입니다 핫플레이스가 되어버린 성수에서 멋진 카페나 팝업 전시장에 줄 서는 건 이제 당연해졌는데, 이제 지하철까지 줄 서야 할 정도라니…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리니까 인파 사고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성수역의 인파를 데이터로 분석해 봤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이용객이 늘어났는지, 또 그 이면에 우리가 살펴야 할 지점은 없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1편에서는 성수역의 지하철 밀집도 현황을 살펴봅니다.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들이 몰리고, 멋진 카페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해있는 성수. 막연히 성수역에 몰려있는 사진을 봤을 땐, 주말에 사람들이 성수에 많이 모여서 지하철 역이 그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런 상황인 건지, 한 번 데이터를 통해서 살펴보죠. 마부뉴스가 활용한 데이터는 서울시에서 제공해 주는 '지하철호선별 역별 승하차 인원 정보' 자료입니다. 이 데이터에는 교통카드 실적 데이터가 들어있죠. 이 자료를 가지고 성수역의 월별 평균 승하차 인원을 분석해 봤습니다.


2015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성수역의 이용객(승차+하차) 인원 변화를 보겠습니다. 왼쪽 그래프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이용객의 변화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주말 이용객의 변화가 나타나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지금 성수역의 문제는 주말에 몰려온 관광객이 아닙니다. 평일에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난 거죠.

2015년 1월 성수역 평균 이용객은 6만 1,261명(승차 2만 9,316명 + 하차 3만 1,945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6월엔 그 규모가 9만 6,207명으로 늘어납니다. 승차 인원, 하차 인원 거의 2만 명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죠. 물론 주말 이용객도 급증하고 있어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에 감소세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죠. 2024년 6월 성수역의 주말 이용객 규모는 6만 2,312명입니다. 9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2015년 1월 평일 성수역 이용객 규모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번엔 시간대별로 살펴볼게요. 이번엔 서울교통공사가 제공하는 역별 시간대별 이용인원 자료를 분석해 봤습니다. 서울교통공사 데이터는 가장 최근 데이터가 2024년 5월 자료더라고요. 이 자료를 가지고 앞서 그린 그래프와 마찬가지로 평일만 따로 빼서, 5월 평일 성수역의 시간대별 평균 이용인원을 그려봤습니다.

그래프에서 두 시간대가 눈에 띄죠? 지난 5월 평일 성수역의 출근시간대(08:00~09:00)와 퇴근시간대(18:00~19:00) 이용객 규모는 모두 1만 명을 넘었습니다. 출근시간에 성수역에서 하차하는 인원은 모두 1만 626명, 승차하는 인원 1,220명까지 포함하면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 동안 총이용객은 무려 1만 1,846명이었습니다. 퇴근 시간에는 그보다 더 많은 1만 2,738명을 기록했는데, 평균적으로 2,893명이 내렸고 9,845명이 성수역에서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수역 출퇴근 이용객 규모는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인 걸까요? 성수역의 출퇴근 시간 이용객을 비교해 보기 위해 서울교통공사의 모든 지하철 역 이용객을 분석해 봤습니다. 분석해 보니 성수역보다 더 많은 출퇴근 이용객이 몰리는 역은 딱 9개밖에 없었습니다. 강남역, 잠실(송파구청)역, 가산디지털단지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역삼역, 삼성(무역센터)역, 을지로입구역, 선릉역, 서울역, 이다음으로 오는 게 성수역일 정도로 현재 엄청난 규모의 이용객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 9개의 역은 모두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으로 이미 잘 알려진 역들입니다. 상권과 오피스가 몰려있는 지역이라 거대한 유동인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역이 설계되어 있죠. 몰리는 이용객을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역의 크기가 클 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잘 출입할 수 있도록 출구도 많이 만들어 둔 상태입니다.

문제는 성수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성수역의 수용량은 이용객 대비 너무 부족하죠. 현재 성수역에 설치된 출구의 개수는 총 4개. 게다가 그 출구에는 오갈 수 있는 계단이 없고 에스컬레이터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성수역으로 들어가려면 꼼짝없이 에스컬레이터를 기다리는 줄을 서야 하죠. 그러다 보니 성수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 밖에는 수백 미터에 달하는 줄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앞서 살펴본 5월 평일 성수역의 시간대별 이용객 그래프에다가 선 하나를 더 얹어봤습니다. 점선으로 표시된 이용객 데이터는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역 중에 출구가 4개인 역들의 5월 평일 평균 이용객 수치인데요. 출구 4개인 지하철 역들의 출퇴근 이용객 규모는 각각 평균 3,083명과 2,763명으로 분석됐습니다. 즉, 성수역은 자신과 비슷한 규모의 역 평균치보다 최대 4.6배나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다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