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퇴진을 요구한 게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과 8년 간 백악관에서 함께 지냈으며,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 이후 후보 교체론이 나올 때에도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바마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바이든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간접적으로 후보 교체의 필요성을 얘기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나오자, 바이든이 완주 의사를 밝히는 와중에도 후보 교체론에는 불이 붙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의원들의 잇단 퇴진 요구 뒤에는 오바마가 있고 그가 꼭두각시를 흔드는 사람이라 생각해 바이든이 격앙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오바마의 입장이 드러나면서 바이든이 더 버티지 못하고 사퇴를 선언했다는 겁니다.
오바마는 사퇴 소식을 듣고 "바이든이 최고 애국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바이든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공식 지지한 것과 달리, 오바마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 정경윤 / 영상편집 이승희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