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살 아동을 심정지 상태에 빠지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어제 아침까지 멀쩡히 유치원에 가고 물놀이를 하다가 태권도장에서 의식불명으로 제게 왔습니다."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 관장으로부터 학대를 당해 중태에 빠진 5살 피해 아동 어머니가 쓴 입장문이 공개됐습니다.
피해 아동 A 군의 어머니 B 씨는 사고 이튿날인 지난 13일 태권도장 관원들의 학부모가 모인 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통해 "아이가 현재 뇌사 상태이고, 약물로 억지로 심장이라도 자극하고 있다"며 "언제 심정지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 온 가족과 친척들은 마지막으로 아이를 만나기 위해 모여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뇌는 기능을 정지하였고, 아이 얼굴은 모든 혈관이 터져 있다. 현재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하는 빈껍데기로 겨우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 겨우 정신줄 부여잡고 아이 옆에 있다"라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모든 교수 의사들이 저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며 "원래 아픈 아이가 아니었고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는데 마음의 준비는 어떻게 하는 건가"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A 군이 다니던 태권도장은 문을 닫고 SNS에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입장문을 냈습니다.
도장 측은 "너무나 가슴 아픈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무엇보다 아이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만 바라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경기 양주시 덕계동 소재 모 태권도장 관장 C 씨(30대)는 지난 12일 오후 7시 반쯤 자신의 도장에서 피해 아동 A 군을 말아 세워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어 숨을 못 쉬는 상태로 방치해 심정지에 빠뜨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C 씨는 A 군이 숨을 쉬지 않자 119에 신고했고, A 군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 자신의 행동 등이 촬영된 도장 내 CCTV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C 씨를 체포했고, 다른 관원들에 대한 학대 혐의를 파악하기 위해 전수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 가운데 C 씨 도장을 다녔던 다른 아이도 수차례 맞았다는 취지의 고소장도 접수되면서, 경찰은 C 씨가 삭제한 도장 내 CCTV 영상을 복구하고 피해자가 더 없는지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