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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도 '차렷', 김정은에는 90도 인사…북한식 생존법

<앵커>

북한에서는 김일성부터 김정은까지 3대에 걸쳐 권력에 충성해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대교체 속에서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원로들이 누구인지, 최재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2월 당시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었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한했을 때 영상입니다.

의전 서열은 가장 높았지만, 정작 상석은 뒤따라 온 김여정에게 양보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 : 위원장 동지…. 아니, 위원장 동지께서 앉으셔야죠.]

지위를 막론하고 이른바 백두혈통에 충성해야 하는 북한식 생존법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이후 은퇴한 김영남 근황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8일 열린 김일성 사망 30주기 추모 행사 1928년생인 김영남은 96살, 그 옆에 선 박봉주 전 총리 역시 85살이지만, 이 자리에서는 꼿꼿하게 서 있어야 했습니다.

이후 음악회까지 참석한 김영남은 지팡이를 들었고, 부축을 받으며 걸었습니다.

귀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김정은과는 포옹을 하며 충성심을 드러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넘겨받은 최룡해도 70대 중반 고령입니다.

아들뻘인 김정은에게 평소 90도로 인사할 만큼 깍듯함을 표해 왔는데, 최근에는 한쪽 귀에 보청기를 낀 채 공식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권력층에 대한 세대교체를 진행했지만 원로 인사 일부는 여전히 측근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고영환/국립통일교육원 원장 : 나한테 충성하면 그 사람이 나이 들어서까지도 내가 대우를 한다, 반대하면 가차없이 친다는 것이 (메시지의) 메인이에요.]

북한은 핵심 원로가 숨지면 충신으로 부르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대를 이은 충성심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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