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와 경북에도 이틀 동안 200mm가 넘는 비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빗속에 밭을 둘러보러 나갔던 60대가 숨진 채 발견됐고 집과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현장을 홍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안동 임동면입니다.
날이 밝자 폭우로 쑥대밭이 된 마을의 처참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임동면 대곡1리와 2리를 잇는 도로입니다.
도로가 완전히 무너져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고 옆에 있던 전봇대도 하천으로 쓰러졌습니다.
화장실로 쓰던 건물은 형체를 알 수 없게 주저앉았고, 마을로 들어오는 수도도 끊겼습니다.
[박병래/안동시 임동면 : 수돗물이 안 나오니까 저 물(하천)을 가지고 해야 하니까…. 물이 있어야 뭘 하는데, 물이 없어요. 지금.]
인근 도로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온통 들뜨고 깨졌고, 농작물은 대부분 물에 잠겼습니다.
[권영식/안동시 임동면 : 완전히 다 (물에 쓸려) 내려갔잖아요. 다 엎어져 버리고. 저렇게 되면 수확이라곤 없잖아요.]
사흘째 대피소에서 머무는 주민들은 매일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송후불/안동시 임동면 : 집에 또 물이 들어올까 걱정이지. 집이 엉망이니 집을 정리해야 하는데 엄두도 안 나지 무서워요.]
대구 북구의 한 마을에서는 오늘 오전 밭에 나갔던 60대 남성이 농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폭우에 밭을 둘러보러 나갔다가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휩쓸린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습니다.
경산에서 어제(9일) 배달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40대 여성에 대한 수색 작업도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어제부터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대구 257mm, 영천 248.6mm, 성주 223.5mm에 이릅니다.
대구 동구 금강동에서는 오전 10시쯤 금호강 물이 불어나면서 저지대 주민 33명이 고립돼 한때 대피했습니다.
이번 비로 대구와 경북 19개 시군에서 주민 2천 명 이상이 대피한 걸로 집계됐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고대승 TBC,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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