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귀갓길 음주 뺑소니로 뇌사…체육교사 꿈꾸던 22살, 5명 살리고 떠나

음주 뺑소니로 뇌사상태 빠진 22살, 5명 살리고 떠나(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연합뉴스)

"병훈아,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거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쓰러진 20대 청년이 5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올해 4월 1일 순천향대학교부천병원에서 22살 조병훈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눠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부천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조 씨는 6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사망한 이후 가장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그가 대학교 1학년을 마친 뒤 군대를 다녀와 자기 용돈을 스스로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음주 운전 뺑소니에 치여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습니다. 

기적을 바라던 가족들은 그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듣고, 이대로 떠나기에는 너무 어리기에 좋은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평소 사교성이 뛰어나고 활발했던 조 씨는 어려운 친구를 먼저 돕는 마음 따뜻한 친구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태권도 4단을 땄으며,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여러 차례 수상했습니다. 

이후 아이들에게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체육 교사가 되는 꿈을 품은 조 씨는 부천대학교 스포츠재활학과에 입학해 총학생회에서 문화체육국장으로 체육대회 및 학교 다양한 행사를 도맡아 일할 정도로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습니다. 

조 씨의 어머니 이경희 씨는 "병훈아,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거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거는 다 잊고 새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