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출생 복권 안 받아요"…'금수저' 오스트리아 여성, 370억 재산 기부

370억 상속유산 기부한 마를레네 엥겔호른(사진=Guter Rat?홈페이지 캡처, CNN 홈페이지 캡처)
"복권 같은 출생을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내게 주어진 상속재산 대부분을 민주적 가치에 따라 재분배했다."

할머니에게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은 오스트리아의 한 30대 여성이 상속유산 대부분을 시민단체에 기부해 화제입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독일 타게스슈피겔에 따르면 독일계 오스트리아 여성 마를레네 엥겔호른(32)은 할머니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2500만 유로(약 370억 원)를 77개 시민단체에 차등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1992년생인 엥겔호른은 독일의 화학제약 회사인 바스프(BASF)를 설립한 프리드리히 엥겔호른의 후손으로, 지난 2022년 9월 할머니인 트라우들 엥겔호른이 사망하면서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할머니가 사망하기 전부터 유산을 받는 것은 "출생 복권"이라고 비판하며 상속받은 재산의 90%가량을 환원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습니다.

엥겔호른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치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재산을 재분배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일을 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나는 아무 노력도 없이 거액을 물려받았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것은 정치의 실패"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복권 같은 출생을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주어졌던 상속재산 대부분을 민주적 가치에 따라 재분배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당초 상속 재산이 얼마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부 금액은 상속재산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엥겔호른 측은 밝혔습니다. 

그가 상속재산을 나누는 방법은 신중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부터 엥겔호른은 자신의 재산 분배를 위한 위원회를 설립해 17~85세의 50명을 무작위로 위원으로 선정했고, 자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자산 분배를 투명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재분배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고 무작위로 선정한 위원 50명과 함께 재분배 방식과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Guter Rat?홈페이지 캡처)

그는 "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피해를 본 사람들을 직접 지원하자는 원칙을 세웠다"며 "더 공정한 사회,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헌법과 생명의 가치, 인도적 가치에 반하거나 영리 목적을 가진 곳은 제외한다"는 조건을 덧붙였습니다. 

그 결과 선정된 기관은 총 77개로, 환경·인권·복지·교육·빈곤 등 주로 차별받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은 최소 4만 유로(약 5933만 원)에서 최대 160만 유로(약 23억 7345만 원)의 기부금을 받게 됐습니다. 

앙겔호른의 상속유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한 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기부금을 받게 될 단체 이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한편, 수년간 오스트리아의 재산세 및 상속세 재도입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온 엥겔호른은 2008년 이후 폐지된 오스트리아의 상속세를 부활해야 한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유럽지역에서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옹호하는 젊은 부자들의 모임인 "당장 나에게 세금을(Tax me now)"이라는 단체를 공동 창립하기도 했습니다. 

(사진=Guter Rat 홈페이지 캡처, CNN 홈페이지 캡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