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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 주름이 지혜와 우아함의 대가라니! - 우아하게 노화를 수용한다는 것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The Beauty of Embracing Aging, by Charles M. Blow

0614 뉴욕타임스 번역
 
*찰스 M. 블로우는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패니 플래그의 소설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에서 주인공 에블린 카우치가 니니 스레드굿에게 하는 말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저는 나이 먹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었어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나도 에블린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에 대해서 종종 생각한다. 특히나 젊음을 찬양하고 노화를 무찔러야 할 대상으로 그리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 노화와 싸우고 어느 정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한 균형인지 알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몸이 약해지고 머리가 세어갈 때 어떤 기분이어야 하는지,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고 얼굴 주름 때문에 미소마저도 서글프게 변해가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시인 딜런 토머스는 "빛이 꺼져가는 것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며, "노년은 날이 저물어감에 분노하고 몸부림쳐야 한다"고 쓰고는 애석하게도 마흔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마흔을 훌쩍 넘긴 이들에게 토머스가 말한 분노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처럼 느껴진다. 나이 듦에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듦이란 사람의 외모나 몸의 변화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나를 둘러싼 세상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면서 나를 끌어당기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이다.

몇 년 전, 오랜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아버지가 곧 돌아가실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 혼자 그 일을 감당하게 두기 싫어 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요양원을 찾았다. 친구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의 얼굴을 쓰다듬고 아버지를 부르던 장면, 아버지가 그날 밤을 못 넘기실 수도 있다며 우리를 배웅하는 복도에서 완전히 무너져 울던 친구의 모습이 기억난다.

친구의 아버지는 그날 밤을 넘기셨지만, 그 후로도 몇 차례 고비가 찾아왔다. 나는 친구의 마음고생을 지켜보며 나도 머지않아 부모님의 노화와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임을 실감했다. 그리고 그런 날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친구 아버지 요양원에서의 고통스러운 밤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자 사는 어머니에게 뇌졸중이 찾아왔다. 다행히도 그날 어머니와 아침 식사를 하던 형이 어머니의 말이 어눌해진 것을 곧 눈치채고 응급실로 달려갈 수 있었다.

루이지애나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침착하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가 어떤 상태일지, 뇌졸중의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상태를 내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형이 어머니의 상태를 파악하고 빠르게 행동해서 천만다행이었음을 실감했다. 어머니는 이후 완전히 회복하셨지만, 언제나 천하무적 같은 모습으로 주변을 호령하던 어머니가 병원 침상에 누워계신 모습을 본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지금이 어머니 인생의 마지막 챕터임을, 동시에 내 인생도 새로운 장에 접어들었음을 느꼈다.

이처럼 가족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나이 듦의 근원적이고도 감정적인 일환이다. 이제 나와 형제들은 '삼촌' 역할에서 졸업하고 '집안 어르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가족 내 역학은 위아래로 모두 작용한다. 올해 내 큰 아들이 서른이 되었다. 서른 된 자식을 둔 사람이 스스로를 젊다고 여기기는 쉽지 않다. 아들에게는 아직 자녀가 없지만, 나는 그 나이 때 아이가 이미 셋이었고 이혼을 앞두고 있었다. 내가 서른이 되었을 때는 이미 우리 어머니의 손주들이 모두 태어난 뒤였다.

외모가 젊어 보이고 건강이 비교적 좋은 사람에게도 시간은 예외 없이 흘러간다. 시간은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 나는 처음으로 부모님이 늙었다고 느꼈던 딱 그 나이가 됐다.

세상이 언제 나를 노인으로 여기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미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반가운 마음으로 나이 듦을 맞으려 한다. 수많은 책의 가장 좋은 부분도 마지막 장이라는 점을 나도 이제 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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