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에 가격은 올리지 않고 대신 양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따가운데요. 이런 상황에 오히려 같은 가격에 양을 늘려서 가성비를 겨냥한 역발상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를 고르던 소비자가 양을 보고 감자칩을 선택합니다.
중량을 120g에서 132g으로 10% 올렸는데, 요즘 이렇게 같은 가격에 양을 늘린 제품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같은 가격에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소비자들 사이에 꼼수로 인식되자, 오히려 양을 늘려 관심을 끄는 역발상, 이른바 '역 슈링크플레이션' 상품이 주목받는 겁니다.
초콜릿 제품 한 팩 용량도 500g에서 650g으로 30% 증가했고, 햄과 맛살 등 가공식품도 많게는 33%까지 중량이 늘었습니다.
치솟는 식품 물가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박희숙/서울 은평구 : 양도 비교하게 되고, 전에는 안 보던 그램 수라든가 그런 것도 다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냉동고도 있고 냉장고도 있으니까 많이 사다 놓고…]
편의점에서도 많이 팔리는 제품 위주로 내용물을 더 담았습니다.
도시락과 삼각김밥, 일반 김밥 등 간편식 제품들의 중량을 20에서 30% 늘려 출시했는데, 석 달 만에 750만 개가 넘게 팔렸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 자체를 줄이고 안 하는 상황이다. 그럼 이런 상황에선 구매하게끔 유도하는 전략을 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가성비를 느끼게 해주는….]
일부 업체들은 주력 인기 제품은 가격을 올리고 비인기 제품은 양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품별로 달리 접근하는 등,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면서 '중량'을 수단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더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김학모,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