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7일 발사한 정찰위성이 실패했습니다. 밤 10시 44분쯤 발사한 정찰위성이 2분 뒤인 10시 46분쯤 폭발한 것입니다. 단 분리도 하기 전에 1단 추진체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기술적 불안정이 드러났습니다.
북한도 빠르게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발사 1시간 반쯤 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 발동기(로켓)의 동작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성공한 로켓 있는데 다른 로켓 사용?
단서는 연료에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액체산소+석유' 조합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료로는 등유(케로신),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사용했다는 의미인데, 북한이 지난해 사용한 위성발사 로켓 '천리마-1형'은 연료로는 하이드라진(UDMH), 산화제로 적연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액체산소는 영하 183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물질로 연료가 바뀌면 엔진의 구성품이 다 변경돼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엔진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등유(케로신)-액체산소' 조합은 '하이드라진-적연질산' 조합에 비해 독성이 낮고 단위 연료당 추진력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발사체인 '누리호'나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 발사체에서도 '케로신+액체산소' 조합을 사용합니다.
러시아 기술지원 때문인 듯
문제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번 발사가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로켓 기술은 실패를 교훈 삼아 성장하는 만큼 추가적인 발사를 통해 기술을 보완해 가면 됩니다. 러시아가 기술 지원을 해주고 있다면 이번 실패의 원인을 북러가 공동으로 분석하고 러시아의 추가적인 지원을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자체 로켓 있는데 왜 러시아 기술 의존' 불만 나올 수도
북한은 지난해 세 차례 정찰위성을 발사하면서 두 번은 실패하고 한 번만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세 번의 발사 어디서도 1단 추진체에서부터 사고가 난 적은 없었습니다.
북한 발표를 보면, 지난해 5월 첫 번째 발사 때는 1단 추진체가 분리된 이후 2단 추진체의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로켓이 서해에 추락했습니다. 지난해 8월 두 번째 발사 때는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 모두 정상 비행했으나 3단 추진체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는 것이 북한 주장입니다. 지난해 11월 정찰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 세 번째 발사를 포함해 어디서도 북한이 개발한 '천리마-1형' 로켓에서는 1단 추진체 수준에서는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자체 개발한 로켓으로 위성 진입 능력이 확보가 됐는데 러시아 기술 지원을 받으면서 오히려 실패했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계속 받으면 성공의 길로 가기는 하겠지만, 이미 확보한 자체 기술 대신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한 러시아 기술에 계속 의존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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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