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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서버 '통째 보관' 별건 수사…대법 "위법"

<앵커>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정보 전체를 대검찰청 서버에 보관했다가 이른바 별건 수사에 활용하는 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내용 한성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18년 검찰은 택지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강원 원주시 공무원 A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그리고는 휴대전화에 담긴 정보 전체를 '디넷'이라 불리는 대검찰청 서버에 보관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A 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재생하다가, 우연히 A 씨와 검찰 수사관 B 씨 사이에 다른 내용의 '수사 정보 거래'가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이른바 '별건 수사'를 벌여 추가로 증거를 수집했고, 별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의 단초가 됐던 '디넷'에 있는 A 씨 통화 녹음 파일도 확보했습니다.

수사 결과 수사관 B 씨는 구속기소 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이 제출한 A 씨의 '별건 녹음파일' 등이 증거로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모두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A 씨의 원래 혐의와 무관한 정보는 삭제·폐기됐어야 하는데, 이를 보관하면서 활용한 수사는 위법하다"며,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더라도 그 대상이 이미 삭제·폐기됐어야 할 정보이기 때문에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검찰이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며 인터넷 언론사 대표의 휴대전화 정보를 대검 서버에 '통째' 보관했다는 논란이 인 상황에서, 대법원이 증거 인정 원칙을 재확인한 겁니다.

대검은 당시에는 규정이 없었지만, 현재는 서버에 보관된 자료는 증거가 원본과 동일한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경우 이외에는 별건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김규연·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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