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보석 석방이 불허되자 재판 거부와 단식 돌입을 선언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등 사건 재판에 불출석했습니다.
송 대표는 오늘(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부 심리로 열린 재판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제 변호인단을 통해 "보석청구 기각 등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한 입장에서 저항권의 하나로써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힌 송 대표는 오늘 재판 시작 직전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수감 중인 송 대표는 그제 재판 출석을 위해 법원에 호송된 뒤 "보석 기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며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늘은 법정 호송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 대표 측 변호인도 오늘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판장인 허경무 부장판사는 "진료를 받은 뒤 피고인의 현재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소견서나 진단서를 제출해 달라고 했음에도 내지 않았다"며 "재판을 전면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려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늘까지는 공판 기일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라며 "선거가 끝난 뒤 4월 15일에도 불출석한다면 불가피하게 피고인 불출석 재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구속된 피고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 출석 없이 공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허 부장판사는 "불출석에 정당한 사유가 있느냐를 따져보고 서울구치소와 협의해 봐야겠지만, 재판 진행을 멈출 수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출석을 확보하는 차원의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습니다.
또 "(본인 입장에서) 다소 억울한 기소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법정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표현하는 것은 재판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법정에 나와 자신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게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사도 재판장의 허락을 구한 뒤 송 대표를 향해 "매일 야근하면서 가족의 삶을 지키는 보통의 사람들, 파트타임 비정규직으로 사는 청년들이 법원에서 '내가 선거에 나가야 하니 석방해 달라'거나, 재판 거부와 단식을 말하는 게 가능할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습니다.
검사는 "보통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특권을 마치 맡겨둔 물건 돌려달라는 듯이 요구하는 것이 5선 국회의원에 집권여당 대표를 역임한 분으로서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의 이런 모습은 단순히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서 형사사법 체계를 존중하고 따르는 국민들까지도 무시하고 모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했습니다.
송 대표는 지난 2월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뒤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4·10 총선에 광주 서구갑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가 지난달 29일 증거인멸 염려 등을 들어 보석을 불허하면서 옥중에서 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송 대표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 등에게 줄 6,000만 원 상당 돈봉투를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 2020~2021년 외곽조직을 통해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7억 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