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승한 대선 결과를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EU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억압과 협박을 기반으로 치른 선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극도로 제한된 환경'에서 (선거가) 실시됐다는 게 내가 외교적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의 말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EU 대표로 낸 별도 성명에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참관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한 러시아 결정에 유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일시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소위 '선거'가 불법적으로 실시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무효이며 법적 효력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지도부와 이를 조직하는 데 관여한 이들은 불법행위에 대한 후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옛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열린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서 러시아가 선거를 조직하는 건 완전히 불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의 대선은 명백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깎아내렸습니다.
EU 외교장관들은 이날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죽음에 관여된 러시아 개인·기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전망입니다.
또 EU가 동결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회원국 간 정치적 합의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