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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 민망할 정도" 치솟는 과일값…32년 만에 최고 상승폭

<앵커>

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올라섰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는데, 특히 과일값은 32년 만에 가장 많이 치솟았습니다. 상인들조차 팔기 민망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한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한 전통시장 과일 가게입니다.

사과 5개에 2만 원, 레드향 2개에 1만 원입니다.

[과일가게 상인 : (사과) 괜찮은 게 (5개) 1만 원 정도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좀 상처 난 거를 저 정도 가격으로 팔아야 되니까.]

상인들은 팔기 민망할 정도라고 말합니다.

[청과물가게 상인 : 감히 (손님에게) 사가라고 권유하지 못할 만큼 그렇게 많이 올랐어요. 내가 장사를 시작한 이후로는 (12년 동안) 이 정도는 처음이에요.]

지난달 신선식품 가격은 20%나 올랐는데, 과일 값은 41.2%가 올라 32년 5개월 만에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로 '금값'이 된 사과는 71%, 대체재인 귤도 78% 넘게 뛰었습니다.

채소도 12.3% 올라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소비자 : 1만 원 들고 와도 살 게 몇 개 없던데. 시금치 저만큼 사봤자 정말 한 끼 먹으면 없어요. 데쳐서 반찬을 만들면 이만큼 나와요. 그냥 매 끼마다 돈이 막 이만큼씩 나가는 거죠.]

[국밥집 종업원 : 고기보다 야채가 더 비싸. 야채는 요만큼만 사면 2만~3만 원씩 하니까. (또 리필해 달라고 또 더 달라고 하니까….) 그게 그게 문제인 거야. 명절 지나서부터 계속 적자가 나는 거예요.]

물가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3~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600억 원을 투입해 주요 먹거리 체감 가격을 최대 50% 낮추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먹거리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는 식품업체를 압박했습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면, 하락 시에는 제때, 그리고 하락분만큼 제대로 내려야….]

한국은행은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혀, 소비자물가가 2%대에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걸로 시사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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