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폐업한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종의 퇴직금을 마련해주는 '노란우산'이라는 공제 제도가 있는데요. 지난해 폐업을 이유로 지급한 이 공제금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김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입니다.
건물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 코로나 때 이후로 임대료를 많이 내려줘도 이렇게 지금 안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점심 식사 손님으로 북적일 시간인데, 식당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식당 사장 : 손님 너무 없어요, 힘들어요. 보세요, 점심 식사 시간인데 지금 손님이 없잖아요.]
[식당 사장 : 금리 인상 때문에 그런지 소비 심리가 많이 위축이 돼가지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것 같아요.]
중고 주방용품을 사고파는 시장에는 식당 집기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폐업한 식당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하지만, 새로 창업하는 식당도 줄어 시장 상인들 역시 울상입니다.
[권혁민/주방용품 상점 사장 : (이게 다 폐업한 데에서 나온 것들이에요?) 그렇죠. 많이 늘기도 하고 나가지도 않고 해서 계속 창고에 쌓이기만 하죠. (주방용품이) 와도 많이 받지도 못하고… 넘쳐나니까.]
지난해 '노란우산' 제도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건수가 사상 처음 10만 건을 넘어 11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지급액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습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폐업으로 생계 위협에 몰리지 않게 소상공인에게 일종의 퇴직금을 마련해주는 제도로, 압류 대상에서 제외돼 소상공인의 마지막 사회 안전망으로 불립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지급이 크게 늘었다가 2022년 소폭 감소했는데, 지난해 20% 넘게 급증한 것입니다.
정부는 전기요금 지원과 이자 환급 등 소상공인 대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지속된 고물가와 고금리로 한계 상황에 몰린 소상공인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조성웅, VJ : 김영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