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춤추고, 1시간 넘게 수다를 떨고, 같이 노래하던 친구.
20살 된 가자지구의 여대생 디아브는 어릴 적부터 단짝이던 친구 마이마나를 전쟁통에 잃었습니다.
이보다 열흘 전, 친구 아브라함도 곁을 떠났습니다.
같이 연극을 하며 친해졌고, 늘 디아브를 웃겨줬고 무엇보다 똑똑한 친구였습니다.
[노와라 디와브/가자지구 대학생 : 자기 집에 있다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마이마나와 아브라함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져요.]
알아자르대학에서 영어와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던 디아브의 일상은 전쟁이 터지면서 사라졌습니다.
폭격으로 대학과 집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몇 번을 도망치다 지금은 최남단 도시 라파에 기거하고 있습니다.
7명이 한 텐트에 머물고 있습니다.
악몽보다 더 힘든 현실이다 보니 먼저 간 친구가 그립고, 한편으로는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노와라 디아브/가자지구 대학생 : 어느 때보다 친구들이 필요해요. 하지만 그들이 더 좋은 곳에 있다는 걸 알아요. 알게 됐어요.]
물 구하기가 특히 어렵습니다.
트럭에서 던져주는 물병을 받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한동안은 바닷물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노와라 디아브/가자지구 대학생 : 공습으로 죽지 않아도 우리는 탈수나 기아로 죽어가고 있어요.]
끝내 살아남아도 모든 것이 사라진 곳에서 겪을 엄청난 고통을 디아브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아브는 자신의 피란 생활을 전하며 '지옥 엿보기'라고 표현했습니다.
[노와라 디아브/가자지구 대학생 : 제 이야기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준다면 우리를 통계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봐주세요.]
(취재 : 표언구 / 영상편집 : 김병직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