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난 현장에는 실종된 사람들을 앞장서서 찾아내는 구조견들이 동원되죠. 무려 6년 동안 9명을 구하며 활약한 구조견 '아롱이'의 은퇴식이 오늘(19일) 열렸습니다.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막막할 정도로 넓은 채석장, 진창이 돼버려 사람도, 중장비도 거북이걸음을 해야 하는 바닥 위를 인명구조견 '아롱이'가 성큼성큼 나아갑니다.
재작년 설 연휴 시작과 함께 경기 양주에 있는 채석장이 붕괴해 노동자 3명이 매몰됐습니다.
구조견 아롱이도 현장에 출동했고, 토사에 묻혀 있던 사망자 1명을 찾아냈습니다.
312번 출동, 그리고 9명 구조, 6년 동안 눈부신 활약을 펼친 구조견 아롱이가 은퇴했습니다.
근육질의 셰퍼드 동료들 사이에서 순둥순둥한 얼굴로 이목을 끌었던 아롱이.
[장택용 조련사/경기북부특수대응단 : 새까맣고 단단하고 그런 근육질 구조견을 생각하고 갔는데 귀엽고, 리트리버라 너무 귀여워서 첫 만남이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실력은 어느 구조견보다도 뛰어났습니다.
[장택용 조련사/경기북부특수대응단 : 아롱이 같은 경우에는 워낙 체력도 좋고 건강합니다. 지금 어떻게 보면 꽉 채워서 정년 하는 거죠.]
국민의 생명 지킴이로 활약하던 아롱이는 이제 사람으로 치면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9살 고령견이 됐습니다.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은퇴를 맞은 아롱이는 강원도 고성군에 사는 부부와 함께 지내게 됐습니다.
[송용암/강원 고성 : 나라를 위해서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요. 이제 남은 '견생'을 저희가 몇 년이 될지는 모르는데, 최대한 행복하게 같이 살고 싶어서 이렇게 입양했습니다.]
6년간 동고동락했던 조련사는 아롱이의 행복을 바랐습니다.
[장택용 조련사/경기북부특수대응단 : 아롱아, 새로운 집에 가서 새로운 주인님 말 잘 듣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남은 '견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 안녕, 잘 가 아롱이!]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오영택, 화면제공 :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