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예고한 대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당을 떠났습니다. 만류와 비난 등이 잇따랐지만 이 전 대표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여야 양당이 아닌 제3지대의 공간이 넓어지고 있는데요, 이 제3지대에서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10일)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은 '3파전 구도'를 노리고 있는데요, '총선 삼국지'를 보게 될까요?
'이재명 사당화' 비판하며 탈당
탈당 이유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이어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받고 공격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이재명 사당화', '팬덤 정치'에 대한 환멸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는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어제(10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과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우선 연대의 대상이 '원칙과상식'인 겁니다.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합니다. (중략) 저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습니다.
-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탈당 회견문
국민의힘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선 이준석 '개혁신당'(가칭)과 연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협력할 용의가 있고, 협력해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답변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외에도 새로운선택 금태섭 대표 등 '제3지대 빅텐트론'의 파트너로 거론되는 정치인과 가치 지향이 달라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공통점을 찾아 추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양당의 독점구도를 깨고 '3자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겁니다.
이 전 대표는 "(1997년 대선 당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보다 훨씬 더 거리가 가깝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보수 지도자와 연립정부를 꾸렸는데, 제가 제3지대에서 만날 사람은 김 전 대통령이 만난 그분들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소속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해 정치적 상징성이 큰데요,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형성한 뒤 탈당 카드를 선택한 만큼 야권 분열이나 제3지대 빅텐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서 비난 봇물
그동안 말을 아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 김홍걸 민주당 의원도 작심 비판했는데요, 이 전 대표가 탈당 사유로 내세운 'DJ 정신 실종'에 대해 "정작 DJ 정신을 저버린 건 본인(이낙연 전 대표)"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김 의원은 SNS에 "'김대중 정신이 실종'되었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대표님 본인이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 김홍걸 민주당 의원
정청래 최고위원은 SNS에 "최종 목표는 낙석연대를 경유해 국민의힘 쪽 대선 후보가 되는 게 꿈일까?"라며 비꼬았습니다.
이낙연-2021년 1월 박근혜 사면론으로 정치적 폭망의 길로 들어섰고, 2024년 1월 탈당으로 정치적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 왜 그랬을까? 최종 목표는 낙석연대를 경유해 국민의힘 쪽 대선 후보가 되는 게 꿈일까? 극단적 선택 이해 불가.
-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