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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 런던아시아영화제 평생 공로상 쾌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정지영

정지영 감독이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정지영 감독은 18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개막한 제8회 런던아시아영화제(London East Asia Film Festival, 집행위원장 전혜정)에서 40년 동안 묵직한 주제를 담은 작품으로 한국영화 발전과 성장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이날 런던의 중심 레스터 스퀘어 오데온 럭스 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정지영 감독은 객석을 가득 채운 800명의 관객과 영국의 평단 및 유럽 영화계 관계자들로부터 존경을 표하는 뜨거운 박수를 받으면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정지영 감독은 개막식에서 전혜정 집행위원장으로부터 평생공로상을 건네받은 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고 말하면서 "계속 영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년들

신작 '소년들'은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이날 영국에서 처음 공개됐다. 영화 상영 내내 숨죽인 채 몰입한 관객들은 작품이 끝난 뒤 상영관이 술렁일 정도로 공감을 표했고,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까지 보였다. 억울한 누명을 쓴 소년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목소리, 진실을 은폐한 가해자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40년간 영화를 만든 거장 감독의 힘 있는 이야기가 영국 관객과 평단까지 사로잡은 순간이었다.

상영 뒤 열린 관객과의 대화 진행을 맡은 영국 평론가 이안 헤이든 스미스는 '소년들'을 포함해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 등 정지영 감독의 '실화 3부작'을 언급하고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한국 사회에서 영화 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이에 정지영 감독은 여유있는 미소와 함께 "아직은 나의 영화에 공감해주는 관객들이 있다"고 답했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올해 특별 섹션으로 '정지영 감독 회고전'(Capturing the Real World: The Films of Chung Ji-Young)을 기획해 감독의 대표작 8편을 영국에 소개한다. '소년들' '남영동 1985'를 비롯해 초기작인 '남부군' '하얀전쟁'과 한국영상자료원이 디지털로 복원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월드 프리미어가 포함됐다.
소년들

이에 맞춰 영국 평론가 등이 참여한 '정지영 평론집'도 발간했다. 40년 동안 영화로 세상을 담아 온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감독론부터 이번 회고전에서 소개하는 8편에 대한 평론, 감독의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영국을 넘어 유럽에 한국의 대표 영화감독을 소개하는 귀중한 아카이브가 될 전망이다.

정지영 감독은 1983년 영화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했다. 이후 '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 '블랙머니'(2019) 등을 만들며 대한민국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영화로 명성을 쌓았다.

70대 후반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욕을 발휘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감독이다. 문화 예술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영화 인생을 기리는 상을 받은 정지영 감독은 국내로 돌아와 '소년들'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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