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토지주택공사 LH가 주관하는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은 업체를 저희 SBS가 추적했습니다. 취재 결과, 철근이 누락돼 논란이 된 아파트를 설계했던, 이른바 LH 전관 업체들이 상을 휩쓸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무량판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된 경기 고양의 LH 아파트입니다.
이 아파트를 설계한 곳은 LH 전관 업체로 지목되고 있는 A 업체.
그런데 이 업체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공공주택 설계상'을 받았습니다.
'공공주택 설계상'이란 2018년부터 국토부와 LH 등이 주최, 주관해온 설계 공모전으로,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 해당 주택단지에 대한 설계권을 줍니다.
[국토부 관계자 : 그게 (철근 누락이) 만약 발견됐으면 당시에도 이거 의사결정하는 과정에서 아마 (수상이) 어려웠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요.]
이 업체만이 아닙니다.
철근 누락으로 지목된 8개 설계 업체가 이 설계상을 2년 연속 또는 3년 연속 받아왔는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이 받은 설계상만 14개나 됩니다.
심지어 이 가운데 2개 업체는 공모전에서 당선된 바로 그 해당 단지에다 철근이 빠진 설계를 했고, 5개 업체는 이른바 LH 전관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개 전관 업체가 최근 5년간 LH와 수의 계약한 건수는 모두 76건, 액수로는 1천986억 원에 달합니다.
[김정재/국회 국토교통위 위원 (국민의힘) : 국가가 발주한 설계 공모에서 수상한 몇몇 업체가 이번 부실공사 아파트 부실 설계를 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국가 설계 공모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논란이 되자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 부실과 전관 참여 문제로 올해 공공주택 설계상 공모는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