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은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오른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를 향해 다시 노력해야 한다"며 "잠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겠지만, 체중 관리 등 아시안게임 준비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는 현역 최고 무타즈 에사 바심(32·카타르)이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고전한 뒤 '시즌 경기 수'를 조절하는 바심은 10월 4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을 치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고자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상혁은 "바심과 함께 뛰면 적절한 긴장감이 생긴다"며 "바심이 출전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내겐 무척 중요한 목표다. 최선을 다해 바심과 경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심은 2010년 광저우(2m27), 2014년 인천(2m35)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2017시즌 발목을 다쳐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불참했습니다.
우상혁은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m20으로 10위에 그쳤지만, 2018년 자카르타에서는 2m28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2m35로 4위)을 기점으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하고, 2022년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의 빛나는 이정표를 세운 우상혁은 올해 항저우에서 개인 첫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립니다.
우상혁이 항저우에서 바심을 넘어서면 한국 육상은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을 차지합니다.
지난 8월 23일 열린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우상혁은 2m29로 6위에 그쳐, 한국 육상 첫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상혁은 좌절하지 않고 올해 두 번째 목표였던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김도균 국가대표 코치는 "우상혁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고, 자신이 가진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경쟁자도 넘어설 수 없다. 다행히 우상혁이 (9월 1일)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대회부터 경기력을 회복했고, 이번 파이널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떠올렸습니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번 파이널처럼 순위에 얽매이지 않고, 준비한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가장 높은 자리에 설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습니다.
(사진=세계육상연맹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