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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못 받은 채 해체 통보…펜싱 국대 "생활비 없어 대출"

<앵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펜싱 선수 2명이 밀린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단 제보가 왔습니다. 소속됐던 실업팀이 창단한 지 6개월 만에 해체가 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체육관에서 펜싱 훈련을 하고 있는 A 씨.

소속됐던 남자 펜싱 실업팀이 갑자기 해체되면서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한 채 홀로 연습을 하는 겁니다.

[A 씨/펜싱 선수 : 힘들다 보니까 이제 개인적으로 아르바이트를 따로 좀 밤늦게까지 하고, 한 번은 제가 식당인 줄 알고 (일하러) 갔는데 이게 좀 술을 파는 곳이기도 하고. '아, 이렇게까지 운동을 해야 하나….']

A 씨가 소속됐던 곳은 한 부동산 개발 회사가 만든 팀입니다.

지난 2021년 사기업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 펜싱팀을 창단한 이 회사는 남자팀도 추가로 창단하면서 올해 1월, 5명의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국가대표에 선발돼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도 따냈습니다.

그런데 창단 한 달 만에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계약금과 급여 지급이 미뤄지기 시작했습니다.

[B 씨/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국가대표 : 그냥 기다리라고만 했어요. 그냥 이제 뭐 다음 달에 꼭 줄 거니까, 다음 주에 줄 거니까. 그래서 넉 달 정도 참다가….]

선수 부모들까지 나서 급여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사는 여성 팀만 남기고 남성팀은 해체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결국, 입단 반년만인 지난 6월 선수 5명 모두 권고사직 형태로 팀을 나왔습니다.

이들이 받지 못한 급여 등은 다 합쳐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국가대표 : (생활비가 없어서) 대출을 좀 하려고 은행에 갔는데 이제 제 직업이 없다고 나온다고 하는 거예요. 회사에서 4대 보험도 안 넣어주고 그러니까 무직으로 있었죠.]

회사 측은 남성팀 창단할 때까지만 해도 운영이 어렵지 않았지만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경영이 힘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달 말까지 밀린 임금과 계약금을 전부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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