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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판 등지고 왼쪽"…던지기 수법·다크웹으로 마약 불법 유통·투약한 312명 검거

마약 불법 유통·투약한 312명 검거 (최승훈)
▲ 채팅 어플로 은닉 장소를 알려주는 내용


마약 판매자가 '던지기 수법'으로 매수자에게 대마초를 건네려고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경찰이 화단 흙 속을 파보니 청테이프를 감은 대마초가 발견됐습니다.
마약 불법 유통·투약한 312명 검거 (최승훈)
▲ 화단 흙 속에 숨겨둔 대마초

던지기 수법과 다크웹, 해외 메신저를 악용해 마약류를 불법 유통하고 투약한 사범 312명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총경 안동현)는 마약류 매매·투약 사범 31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가운데 판매자 A씨 등 10명(판매자 9명·매수자 1명)을 구속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또 이들이 갖고 있던 마약류 1.2kg과 가상자산·현금 등 범죄수익 약 1억 5,000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A씨와 B씨 등 판매자 6명은 2020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해외에서 직접 매수해 밀반입하거나 국내 상선에서 매수한 마약류를 수도권 일대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습니다. 다크웹 또는 해외 메신저로 구매자를 모집하고, 가상자산으로 매매대금을 송금받은 뒤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썼습니다.

인천이나 부산에서 활동하는 상선 C씨 등 4명은 2022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판매자 B씨 등에게 대마와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를 받습니다. D씨 등 매수·투약자 302명은 이 판매자들에게 산 대마 등을 수도권 일대 주거지, 숙박업소 등지에서 투약, 흡연한 혐의를 받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마약 판매자로 전락


이번에 검거된 마약 판매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원래 인터넷 쇼핑몰이나 식당 운영자, 주류 도매업체 근무자, 음식 배달기사로 일하다가 마약에 손을 댔습니다. 처음에는 흡연·투약자로 시작했다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믿고 판매자로 나선 겁니다. 주요 판매자 6명 가운데 5명은 마약 범죄경력이 없었고, 1명만 대마 흡연으로 1차례 벌금형을 처분받은 범죄경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들의 기대만큼 수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모두 범행 시작 후 짧은 시간 안에 검거됐고, 범죄수익마저 환수됐기 때문입니다.

마약 불법 유통·투약한 312명 검거 (최승훈)

흐릿해지는 판매자와 매수자 사이 경계

마약 불법 유통·투약한 312명 검거 (최승훈)

매수·투약자는 모두 302명이 검거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대마 재배에 관여하거나 마약류를 주변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마약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진 겁니다.

원래 40대 회사원 D씨는 대마 매수자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대마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허가받은 대마 재배지 운영자에게 대마초를 무료로 받아 흡연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20대 음향기사 E씨는 대마를 흡연해오다가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 사이 해외메신저로 구매한 대마를 12번에 걸쳐 지인들에게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처럼 마약 판매자와 매수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한번 무너지면 다시 돌이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대마 합법화를 주장하거나 대마를 콘셉트로 하는 카페, 주점이 나타나면서 경계심이 더 낮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한 번 마약을 접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중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주변을 잘 살펴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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