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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유' 엄태화 감독의 절치부심 "강동원과 작업하고도 실패, 붕괴됐었죠"

엄태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7년 만에 돌아온 엄태화 감독이 전작의 실패를 교훈 삼아 신작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엄태화 감독은 "전작 '가려진 시간'(2016)의 부진이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만드는데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에 "그때 저는 붕괴됐었죠"라고 스승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속 명대사를 인용해 답했다.

엄태화 감독은 "그때 강동원 배우가 가장 잘 나갈 때였다. '검사외전'으로 9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 불패였는데 '가려진 시간'은 잘 안 됐다. 그때 영화도 영화지만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다. 한 편의 영화가 흥행할 때는 영화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영화를 마친 후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다음 영화를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오랜 시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2년가량 쓴 작품이 있는데 잘 풀리지 않아서 마무리를 못 지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원작인 웹툰 '유쾌한 왕따'를 만났다. 이 이야기는 영화로 끝까지 그려지더라. 그래서 제작사(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 제안을 했다.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건 '재미'였다. 재미가 있어야 관객들이 찾아준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엄태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이 영화는 재난 그 자체보다는 재난 이후 살아남은 인간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군상극이자 블랙코미디다.

엄태화 감독 역시 "이 시나리오를 쓸 때 재난 영화라 생각하지 않았다. 재난은 이미 벌어진 배경일 뿐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재미를 느낀 부분이 그거다 보니 사람들 이야기로 채우려고 했다. 원작 웹툰이 좀 더 집단과 개인의 이야기를 한다면 영화는 그것보다는 이런 극단의 상황에서 '먹고사니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그리고 싶었다. 내 가족을 지키려고 하는 선택들이 어쩌면 되게 당연하고 평범한데 누군가에겐 이기적인일 수도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모여서 어떻게 큰 선택이 되나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낸 후 엄태화 감독은 데뷔 이래 가장 큰 영화 시장에 신작을 내놓는다. 경쟁작인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이 앞서 개봉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주자인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성적표에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올여름 개봉하는 4편의 텐트폴 영화 중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화는 오는 9일 전국 극장에 개봉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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