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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제 발 저려" 교통사고 낸 절도범, 보복 두려워 경찰자수

"도둑이 제 발 저려" 교통사고 낸 절도범, 보복 두려워 경찰자수
자기가 교통사고를 낸 차량이 채권자 차인 것으로 착각해 도주하다 피해 차량이 계속 쫓아오자 보복이 두려워 경찰서로 직행해 자수한 30대가 구속됐습니다.

김해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 43분쯤 다급한 목소리로 112 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신고자인 20대 운전자는 "방금 아반떼가 제 검은색 아우디를 들이받고 도망가고 있다"며 "음주운전 같아서 추격 중인데 빨리 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신고 위치는 김해시 대청동 한 편의점 인근 도로였습니다.

그런데 몇 분 뒤 사고를 냈다던 아반떼 운전자 A(30대) 씨가 112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지금 깡패가 쫓아온다. 자수하겠다"며 이날 오후 8시쯤 김해서부서에 스스로 나타났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그 직후 다른 관할 경찰서인 창원중부경찰서 형사들이 김해서부서에 나타나 A 씨를 바로 체포해갔다는 점입니다.

알고 보니 A 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7시쯤 창원시 성산구 한 술집에서 옆 테이블에 있던 손님을 폭행하는 등 이미 폭행과 절도 등 9건의 범죄로 경찰의 수사망에 오른 상태였습니다.

A 씨가 김해시 대청동에 자주 나타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잠복하며 A 씨를 기다렸습니다.

이날 A 씨가 교통사고를 내기 직전인 오후 7시 30분쯤 마침내 경찰 눈에 A 씨가 포착됐습니다.

경찰이 A 씨 체포를 앞둔 순간 어떤 흰색 아우디 차량이 A 씨 차량을 먼저 발견해 가로막았습니다.

이 흰색 아우디 차량은 A 씨가 앞서 돈을 빌린 유흥업소 업주 차였습니다.

놀란 A 씨는 급히 후진하던 중 최초 신고자인 검은색 아우디 차량을 들이박고 도주하던 중이었습니다.

A 씨는 검은색 아우디 차량이 굉음을 내며 계속 쫓아오자 채권자 차인 것으로 착각해 겁을 먹고 도주했던 것이었습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채권자들한테 잡히면 보복당할 것 같아 자수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지난 13일 A 씨를 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채권자한테 잡힐 바에 차라리 경찰에 구속되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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