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북유럽 안보 지형이 격변할 전망입니다.
러시아의 북유럽 활동 영역이 축소되고 유럽 중북부 구소련권 국가들의 안보 불안이 완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스웨덴은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가 거부권을 철회함에 따라 나토의 32번째 동맹국이 될 길이 열렸습니다.
나토는 북유럽에서 얻을 수 있는 거대한 안보 이익 때문에 중립국을 표방해 온 스웨덴의 가입 의향을 크게 반겨왔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튀르키예, 스웨덴의 3자 합의를 두고 '역사적인 날'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일단 스웨덴은 그 자체의 국방력으로 나토의 집단방위에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웨덴은 해군력이 강한 데다가 전투기까지 만들어 수출하는 국가로서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냉전시대 종식 후 국방예산을 절감하던 추세를 바꿔 병사를 모집하고 군기지를 개설하며 장비를 현대화하고 있습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재단에 따르면 스웨덴의 2022년 국방예산은 나토가 제시한 지침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 미달하는 1.3%입니다.
스웨덴 정부는 동맹에 대한 적극적 기여 방침 하에 국방지출을 계속 늘려 2026년까지 2%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스웨덴이 나토에 제공할 안보 이익은 특히 31번째 동맹국으로 최근 가세한 핀란드와 한 쌍을 이뤄 극대화됩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스웨덴 없이 완성되지 않는다"고 지난 3월 밝혔습니다.
일단 러시아의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 발트해를 사실상 점거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스웨덴, 핀란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나토 동맹국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과 발트해를 둘러쌉니다.
발트3국은 러시아 본토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까닭에 안보불안을 느껴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그 수위는 더 높아졌습니다.
나토는 이들 흔들리는 국가에 스웨덴, 핀란드를 통해 더 쉽게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어 집단방위 체제의 결속과 안정을 꾀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이언 브레진스키 선임 연구원은 "스웨덴이 합류하면 발트해가 '나토의 연못'이 된다"며 "이에 따라 유럽 중북부에 안보와 군사적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럽·나토 정책 담당 미국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그는 "스웨덴이 나토에 실질적인 군사 역량을 보탤 것"이라며 "무엇보다 군사적 책임을 다할 것을 결의하는 회원국이 편입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장기적으로 스웨덴의 나토 합류는 서방이 러시아의 북극해 전략을 통제하는 데에도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스웨덴은 미국,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극이사회를 구성합니다.
이 정부 간 협의기구는 북극의 환경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 원칙을 준수할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북극해 전체 해안선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는 북극해의 안보를 자국의 안보로 여기는 경향을 노출해 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