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공항에서 내 가방이 사라졌다?…미리 예방하려면

[사까? 마까?] 수하물에 대한 팁 (글 : 권정현)

스프 사까마까
얼마 전 직접 겪은 일이다. 야금야금 모아놨던 항공사 마일리지로 화끈하게 방콕행 비즈니스 항공권을 발권했다. 출발 전 그동안 눈여겨보았던 캐리어도 하나 주문했다. 손잡이에 가방도 걸 수 있고, 저울이 내장되어 캐리어 무게도 달수 있어 좋아 보였다. 구입한 제품은 로우로우 브랜드의 R 트렁크, 26인치(63L).

곧 더러워지기는 하겠지만 수하물의 산속에서 조금이라도 찾기 쉬우라고 조금 튄다 싶은 개나리꽃 노란색으로 구입했다. 출발 당일 면세점에서 수령해, 탑승 게이트에서 위탁수하물로 부쳤다(대한항공은 현재 탑승 게이트에서 위탁이 가능하다. 단, 무료 위탁수하물 개수에 포함된다).

 

면세점에서 가방 인도할 때만 해도 이럴 줄 몰랐지

스프 사까마까
문제는 태국 공항에 도착한 다음에 일어났다. 수하물을 찾는 곳에 도착해 내 짐을 찾고 있는데 저기 내가 산 노란색 가방이 하나 보였다. 속으로 “음, 역시 비즈니스 클래스는 너무 좋구먼. 나보다 짐이 먼저 도착해 있는 거야?” 하며 가방을 드는데,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내가 산 제품이 맞았다. 사자마자 부쳐서 아무 표시가 없었다.

설마 다른 사람이 아무 표시 없이 부쳤다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공사에서 붙여준 러기지 태그를 살펴보았다. 앗차차, 승객명이 다른 사람 이름이었다. 그래서 순진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하마터면 다른 사람 짐을 가져갈 뻔했네, 역시. 이번 여행은 될 여행이야. 심지어 가방도 잘 산 것 같아. 내 눈은 역시, 이렇게 유명한 가방인 줄 또 몰랐네”하며 안심했다.

흡족한 마음으로 내 가방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내 가방은 나올 생각도 하지 않고, 수하물 벨트엔 내 것으로 착각했던 그 처음의 노란색 가방만이 주인도 없이 계속 빙빙 돌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일반석 탑승객들도 짐들을 찾기 시작한 때가 되자, 뭔가 이건 뭐가 잘못돼도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잽싸게 머리를 굴렸다. 혹시 저 노란색 같은 가방의 주인이 내 가방을 본인의 것으로 착각해서 가져간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에 생각이 미쳤다. 서둘러 항공사의 카운터에 도움을 처했다. 자초지종과 내 의심을 설명했다. 하지만 더운 나라라 그런가, 여기서 마음 급한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급한 마음에 우선 항공사의 한국인 스태프를 찾았다. 천만다행으로 한국인 항공사 현지 직원분이 있었다. 자초지종을 다시 설명하고, 해당 짐가방의 주인에 연락을 취해 가져가신 가방이 혹시나 내 것이 아닌지, 러기지택에 내 이름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항공사 직원과 가방 바뀐 것 같다고 말하는 중
다행히 연락이 닿았고, 내 추측이 맞았다. 그분이 내 가방을 본인의 가방으로 착각해 가져갔던 모양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아직 공항을 벗어나지는 않았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셨다. 짐을 찾자마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신경을 잔뜩 곤두세운 탓에 피곤함이 몰려왔다. 짐을 착각하여 가져간 분이 “미안하다”고 했지만 짜증이 쉽게 사라자지 않았다.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 안에서 겨우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나니 이제야 얼마나 운이 좋았었는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 두 사람의 짐이 바뀐 것을 두 명 모두 인지하지 못한 채 바뀐 짐을 가지고 각자의 여행지로 출발해 그날 밤 호텔에서 알게 되었다면? 한 사람이 공항에서 알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호텔로 이미 출발한 채라면? 아니, 그 도시를 떠났다면? 하필이면 경유 중이라 아예 다른 나라로 떠났다면? 그제야 그때 공항에서 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것이 미안해졌다. 비록 짐은 잘못 가져가셨지만 서두르지 않고 공항에 남아 있어 줘서 너무 고마웠다(그때 제가 사과를 받는 둥 마는 둥 해서 미안해요!).

그동안 여행을 숱하게 다니면서 위탁 수하물 바퀴가 파손된 경우는 겪어 봤어도 완전히 분실한 경우는 없었다. 항공사의 책임으로 지연되거나 분실된 경우엔 제한적이기는 해도 몬트리올이나 바르샤바 협약에 따라 소정의 금액을 보상받거나, 개인이 든 여행자 보험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남이 가져간 경우의 처리는 항공사에서 책임을 지는지 여부를 몰랐다.

그래서 대한항공에 물었다. 내심 비즈니스 탑승객은 좀 처리가 다를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비즈니스고 뭐고, 항공사의 공식입장은 “타 고객의 실수에 기인하여 발생된 일로 당사에서 배상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즉, 누가 가져가면 그 가져간 사람이 나한테 인도할 책임이 있다는 것일까? 그 여행에서 짐 가방이 없어서 겪는 불편함은 옴팡 내가 지게 된다는 말이었다. 법적으로 ‘점유이탈물횡령’을 고의 없는 과실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와 같은 생각을 했다. 물론 법리를 검토해 볼 수야 있겠지만, 여행이나 출장에서 남과 언쟁을 벌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 싶다.

그래서 오늘은 수하물에 대한 팁을 좀 주려고 한다.  

 

1. 출발 전, 내 짐 가방을 앞·뒤로 사진 찍어 둔다

혹시나 잃어버렸을 때, “제 가방은 노란색이고 26리터고 이렇게 요렇게 생겼어요” 하는 말보다 백번 빠르고 간단하다. 

팁 1. 영수증이랑 같이 가방 사진을 찍어둘 것
 

2. 지난 여행의 러기지택(하얀색 바코드택, 감아주는 것 모두)은 모두 제거한다

“나, 여행 좀 다녀” 하는 느낌으로 멋있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수하물은 바코드로 행선지를 관리한다. 택배 송장을 여러 개 동시에 붙이고 다니면 어떤 걸 찍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것과 동일한 원리다.

혹시 모르는 분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두 제거하자. 정 기록을 남기고 싶다면 수첩에 차곡차곡 붙이자. 

팁 2. 일련번호가 있는 가방이면 꼭 찍어둘 것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스프 배너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